[단독] 삼성, 애플 약점 파고들다… "AS 대폭 강화"

아이폰 출시 앞두고 단품수리 센터 확대
지난해 13곳比 3배 이상 증가…53곳으로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수리 접근성 증가
아이폰16 1차 출시국에 韓 포함 전망 등
애플의 ‘삼성 안방’ 구애에 AS로 차별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최신작인 갤럭시 Z폴드6·플립6 출시와 함께 사후관리서비스(AS)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이 9월 아이폰16 시리즈 1차 출시국에 처음으로 한국을 포함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애플의 최대 약점이자 삼성의 강점인 AS를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가 디스플레이 단품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달부터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단품 수리를 제공하는 서비스센터를 32곳에서 53곳으로 대폭 확대했다. 지난 5월 단품 수리 가능 센터를 기존 13곳에서 32곳으로 1차 확대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20곳 이상을 추가한 것이다. 지난해(13곳)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디스플레이 단품 수리는 삼성전자가 2019년 업계 최초로 개발한 ‘핀셋 수리’ 방식이다. 디스플레이는 강화유리, 패널 등 여러 부품이 합쳐져 일체형으로 출고되므로 기존엔 디스플레이가 고장 나면 어느 부품이 파손됐든 통째로 교체해야 했다. 그러나 단품 수리는 디스플레이를 개별 분해해 파손된 부품만 바꿀 수 있다.

 

단품 수리를 적용하면 수리 시간은 1시간가량 늘어나지만 비용을 최대 36% 줄일 수 있다. 갤럭시 Z플립5 기준 기존 디스플레이 수리 비용은 37만8000원이었지만 단품 수리 시 24만2000원으로 13만6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사용 가능한 부품은 재사용하므로 전자폐기물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수리이기도 하다.

 

이번에 확대된 서비스가 적용된 센터들은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단품 수리가 가능해진 곳들이다. 갤럭시 S21부터 S24 시리즈까지 바(bar) 타입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수리는 지난해 1월부터 전국 170여개 모든 서비스센터에서 단품 수리를 받을 수 있다.

 

서비스 확대 이후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단품 수리 센터가 늘어난 뒤 서비스 이용률은 6월 대비 1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폴더블폰 AS 강화로 삼성의 ‘안방 사수’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내달 10일 애플의 신작 아이폰16 시리즈 공개에 맞서 좁게는 2030 세대, 넓게는 텃밭인 한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삼성의 이런 움직임은 애플의 한국 시장 구애와도 연결된다. 다수의 해외 IT 매체들은 애플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아이폰 신작 1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1차 출시국에 포함되면 한국 소비자들이 기존보다 최소 한 달은 빨리 아이폰16을 만나볼 수 있다. 삼성이 가볍고 날렵해진 폴드6·플립6로 2030 세대에 어필 중인데, 예상보다 빨리 아이폰16에 바통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의 AS 강화 행보는 애플과 대비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대표적인 취약점으로 AS가 거론돼서다. 그간 애플의 AS 정책은 높은 수리비와 까다로운 기준으로 수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애플은 올가을부터 아이폰 일부 기종에 대해 새 정품이 아닌 중고 부품으로도 수리할 수 있게끔 허용하는 등 수리비 부담 줄이기에 나섰지만, 국내 적용 여부는 미지수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