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천수만 양식장에서만 우럭 16만마리 폐사 [지방자치 투데이]

충남 태안 천수만 일대 42곳 양식농가에서 조피볼락(우럭) 16만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어민들은 어장에 차광막을 치고 산소발생기, 저층 해수 공급장치 등 대응 장비를 가동하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서산수협은 양식 재해보험에 가입한 양식장 등을 대상으로 고온피해 신고를 접수한 결과 지난 9일 기준 태안 천수만 42어가에서 우럭 16만마리가 폐사했다고 11일 밝혔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일부 어가 1~2곳에서도 상당량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충남 태안군 고남면 탄개항 근처 양식장에 고수온으로 폐사한 우럭이 물에 떠 있는 모습. 태안군 제공

어민들은 “지금도 계속 폐사가 일어나는 중”이라며 "사전에 면역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품 처리도 하고 먹이 공급도 중단하고 차광막 설치하고 액화 산소도 틀었지만 바닷물 온도가 내려가지 않으면 물고기 폐사를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럭 집단폐사가 발생한 천수만에는 지난 2일 오후 2시를 기해 고수온 경보가 발령됐다. 이어 5일에는 천수만 북부해역 저층에서 용존산소 농도가 1ℓ당 1.99㎎ 이하에 불과해 어패류 호흡을 방해하는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관측됐다. 천수만에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발생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달부터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표층과 저층의 해수가 서로 잘 섞이지 않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태안에서는 올 여름들어 11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지난 9일 1명이 숨졌다. 도에 따르면 지난 9일 태안군에서 80대 여성이 집 주변에서 보행 보조기에 앉아 숨진 채 발견됐다. 관계당국은 사망 원인을 열사병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