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취소할까?”…'역대급 대지진' 소식에 여행업계 긴장

“다음주 오사카로 갈 예정이었는데 취소하는 게 맞겠죠? 취소사유 천재지변으로 올리면 위약금 면제되는지 아시는 분 댓글 달아주세요.”

 

최근 일본에서 잦은 지진이 이어지며 100∼150년 주기의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자 일본 여행 취소를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 도쿄의 거리. 게티이미지뱅크

1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본 지진 발생 소식 이후 여행 취소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불안해서 일단 취소해야 할 것 같다”거나 “취소하기 위해 위약금 발생 문의를 해놓고 기다리고 있다”는 등 여행 취소를 결정했거나 취소 여부를 고민하는 글을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행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 문의는 있지만, 취소 문의는 거의 없다”면서도 “아직 공항 폐쇄 또는 행사 진행 불가 등의 상황은 아니어서 여행 취소는 검토하지 않고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진 문제 외에 일본 엔화 가치 반등도 일본 여행 수요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여행상품은 그간 엔저 현상의 특수를 누리면서 인기를 끌어왔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해외여행을 간 국민 222만명 중 70만명이 일본을 찾았다. 해외여행객 3명 중 1명꼴로 일본을 갔다는 의미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달 초 100엔당 850원대에서 최근 950원대까지 올랐다.

 

엔화 가치가 오른 가운데 대지진까지 겹쳐 일본 여행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진 위험이 당장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 여행상품 의존도를 줄이면서 다른 관광지 상품을 늘리려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9일에는 도쿄 서쪽 가나가와현에서 규모 5.3, 10일에는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북북동쪽 476㎞ 해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나면서 현지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진 발생이 늘면서 일본 내 방재용품 판매량이 급증하고, 방재 관련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도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