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가축·어류 100만마리 폐사

전국 곳곳서 피해 확산 ‘비상’

전남서만 닭 등 11만여마리 죽어
누적 피해액 14억8100만원 달해
충남 양식 우럭 16만마리 떼죽음
대청호 등선 녹조현상 발생 심각

온열질환자 2213명… 20명 숨져
서울 열대야 21일째 ‘역대 3위’

올여름 계속된 폭염으로 가축과 양식장 어류 폐사가 확산하고 있다. 온열질환자는 2140명을 넘어섰다.

 

11일 행정안전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폭염으로 가금류 52만6000마리, 돼지 3만6000마리 등 56만2000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55개 어가에서 강도다리 21만2000마리 등 50만마리의 양식 피해도 발생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10일 서귀포시 대정읍 육상양식장을 찾아 넙치 폐사 피해상황을 살피고 있다. 제주도 제공

이날 전남 영암에서 오리 96마리, 영광에서 돼지 17마리가 폐사했다. 폐사 피해를 집계하기 시작한 6월17일부터 이날까지 전남 농가 101곳에서 11만7412마리(닭 10만4861마리·오리 9133마리·돼지 3418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피해액만 14억8100만원에 이른다.

 

충남에서는 태안 천수만 일대 42곳 양식어가에서 조피볼락(우럭) 16만마리가 폐사했다. 어민들은 어장에 차광막을 치고 산소발생기, 저층 해수 공급장치 등 대응 장비를 가동하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한 어민은 “사전에 면역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품 처리하고 차광막을 설치하고 액화 산소도 틀었지만 바닷물 온도가 내려가지 않으면 물고기 폐사를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연안 표층수온이 30도까지 치솟은 고수온으로 육상양식장 25곳에서 넙치 35.1t이 폐사했다. 제주에는 지난달 31일 고수온 주의보가 경보로 상향됐고 위기경보는 심각 수준으로 격상됐다. 고수온 경보는 수온이 28도 이상으로 3일 이상 지속될 경우 발령된다. 평년 여름철 제주 바다 수온은 23∼25도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10일 서귀포시 대정읍 양식장 피해 현장을 찾아 “빠른 시일 내에 액화산소가 현장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녹조현상도 비상이다. 충북 청주시는 청주시민의 상수원인 대청호 문의수역에 발령 중인 조류(녹조) 경보 격상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추진한다. 조류경보는 독성을 내뿜는 남조류 세포가 2주 연속 1㎖당 1000개체를 넘어설 경우 ‘관심’단계, 1만 이상이면 ‘경계’단계, 100만 이상이면 ‘대발생’을 발령한다. 대구환경청은 8일 오후 3시를 기해 낙동강 강정고령지점에 조류경보 ‘관심’단계를 3주 만에 다시 발령했다.

 

10일까지 온열질환자는 누적 221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126명)보다 87명 많다. 올해 누계 사망자(추정)는 20명이다. 폭염일수는 13.6일로, 전년 같은 기간 11.6일보다 많다. 전국서 발송된 폭염 관련 재난문자는 2356건으로 폭염 재난문자 발송을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최고기온 신기록이 쏟아지는 등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1680건)보다 약 1.4배 더 많은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전국에서 열대야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은 11일 기준 열대야가 21일째 이어지면서 서울 연속 열대야 일수 역대 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