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성장 ‘삐약이’… 탁구 4번째 ‘멀티 메달’ 훨훨 [파리 2024]

신유빈, 女 단체전서도 동메달

동메달 결정전서 독일 상대 승리
혼합복식 銅·단식 4위 기량 펼쳐

여자 탁구의 신유빈(20·대한항공)은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국민적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귀엽고 예쁘장한 외모에 경기 중 기합소리가 병아리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삐약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그러나 기량은 다소 아쉬웠다. 여자 단식은 첫판인 32강에서 탈락했고, 단체전에선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도쿄는 신유빈을 스타로 만들어준 무대였지만, 눈물로 기억됐다.

 

두 번째 도전에 나선 2024 파리 올림픽은 신유빈에게 기쁨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혼합복식 동메달과 여자 단식 4위에 이어 이은혜(29·대한항공),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와 함께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여자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하며 이번 파리에서 따낸 탁구의 전체 메달인 동메달 2개를 모두 책임졌다. 2008 베이징(동메달) 이후 16년 만에 나온 여자 단체전 메달이다.

“해냈다”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로 구성된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꺾고 기뻐하고 있다. 신유빈(오른쪽)이 전지희를 껴안으며 이은혜와 함께 활짝 웃는 모습. 파리=남정탁 기자

이로써 신유빈은 1988 서울의 유남규(남자 단식 금, 남자 복식 동), 1992 바르셀로나의 김택수(남자 단식, 남자 복식 동), 현정화(여자 단식, 여자 복식 동)에 이어 한국 탁구 역사상 네 번째로 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16강전부터 동메달 결정전까지 단체전 4경기에서 신유빈은 복식에만 나섰다. 혼합복식과 여자 단식까지 10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 지친 신유빈의 몫을 ‘언니들’이 제대로 채워 준 것이다.

 

두 번째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신유빈은 “너무 행복하다. 언니들이 너무 잘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쳐 있던 신유빈이 끝까지 밝은 표정으로 이번 올림픽을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언니들의 존재 덕분이었다. 신유빈은 “정말 노력한 것을 후회 없이 펼친 대회였다. 많은 경기를 했는데 ‘드디어 끝났다’라는 후련함도 든다”면서 “단체전까지 오니 조금은 지쳤지만,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언니들과 함께하니 정신적으로 더 버티려고 했다. 지금은 집중력을 다 쓴 것 같아서 좀 자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신유빈은 이번 올림픽으로 큰 성장을 했다. 그는 “이런 큰 대회에서 동메달 결정전을 세 번이나 했다. 그것보다 큰 경험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