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조폭 빈소에 서울시장 조기가…"오세훈, 과정 몰랐다"

대변인 "정무 라인서 조폭인 줄 모르고 보낸 것"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조직폭력배 ‘신상사파’ 두목 신상현(92) 씨의 빈소에 오세훈 서울시장 명의의 조기를 보냈다가 철거해 논란이 된 가운데, 서울시는 “오 시장은 그 과정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신선종 서울시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인을 통해 요청이 와서 정무 라인이 조폭인 줄 모르고 조기를 보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부적절한 조치였던 걸 알고 회수했다”면서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 덧붙였다.

 

신 씨는 6·25 당시 대구 특무부대에서 1등 상사로 근무한 경력 때문에 ‘신상사’라는 평생의 별명을 얻었고, 1950년대부터 서울 명동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김두한, 이정재, 시라소니(본명 이성순) 등과 함께 ‘전국구 주먹’으로 불렸다.

 

지난 10일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신 씨의 빈소에는 전국 곳곳에서 조직폭력배들이 조문을 위해 모여들었다.

 

빈소 앞에는 설운도·태진아 씨 등 연예인 등 각계 인사들이 보낸 근조화환 100여개도 빼곡히 들어섰다. 1975년 ‘사보이호텔 습격사건’ 등 신상사파와 맞섰던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 씨도 ‘조양은 선교사’ 명의로 화환을 보냈다.

 

문제는 신 씨의 빈소 분향실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낸 조기가 발견됐다. ‘서울특별시장 오세훈’ 명의로 ‘근조(謹弔)’라고 적힌 조기가 놓여 있었다.

 

오 시장이 조기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서울시장이 조직폭력배 장례식장에 조기를 보낸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시는 논란을 의식한 듯 11일 오후 장례식장 직원을 통해 조기를 철거했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과 전진선 양평군수 등의 조기도 놓여 있었으나 오 시장의 조기와 함께 철거됐다.

 

한편, 빈소 측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전국에서 2천여명의 조문객이 올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울경찰청과 송파경찰서 소속 사복형사들을 병원 주변에 대기시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