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였던 사람들”…. ‘친구’가 아니라 ‘친구인 사람들’이 아니라 “친구였던 사람들”이라고 시인은 쓰고 있다. 어쩐지 이 말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과거형일 수밖에 없는 어떤 외로움에 대해.
쏟아진 물에 숨어 들어가 겨우 꾸는 꿈. 그런 꿈을 통해서라야 만날 수 있는 “친구였던 사람들”. 꿈속은 잠시 평화롭지만 언제나 그렇듯 꿈의 평화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꿈밖의 “나”는 다시 혼자가 된다. 사람들은 멀리 있다. “사람들의 목소리”만을 환청처럼 듣는다. 밤은 오고 또다시 그렇게 꿈을 기다릴 수밖에.
“내가 꾸고 싶었던 꿈”이란 그러므로 환상이나 거창한 공상이 아니라 지나온 과거의 한 시절인 것일까. 사람들과 함께였던 어느 때. “친구”와 “인사”와 “빛”과 “너”가 있었던 때. 누군가에게는 그저 익숙하고 평범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꾸고 싶은 꿈, 혹은 꾸고 싶었던 꿈이 되기도 하는 것.
박소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