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공포에 이어 제 5호 태풍 ‘마리아’를 시작으로 2개의 태풍이 일본 본토를 관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일본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마리아는 무려 250㎜에 달하는 물폭탄을 일본 중심에 투하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NHK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 5호 태풍은 일본 혼슈 동북부 ‘도호쿠 지방’(아오모리현, 이와테현, 미야기현, 아키타현, 야마가타현, 후쿠시마현)을 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다.
태풍 마리아는 전날 오전 8시 30분쯤 이와테현 오후나토시 부근에 상륙했다. 태풍은 오전 7시 기준으로 중심 기압이 985hPa(헥토파스칼)이고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25m였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이 이와테현에서 아키타현 쪽으로 북서진하며 혼슈 북부를 횡단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테현 일부 산악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 8시 20분까지 단 하루 동안 360㎜ 이상의 비가 내렸다.
도호쿠 지방에는 13일 아침까지 24시간 동안 최대 200~250㎜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14일 아침까지 24시간 동안에도 최대 80~150㎜의 비가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제 6호, 7호 태풍이 각각 일본 열도를 관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2차, 3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는 대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더해 태풍에 대비하고자 식음료품을 사재기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또 정보에 취약한 외국인(거주 외국인 등)의 불안이 고조된 한편 일부는 혼란한 틈을 타 온라인상에는 이른바 구름 사진을 공유하며 “지진운 아니냐”고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특히 오는 15일 등 특정일을 거론하며 지진 발생을 예고하는 글도 올라오는 등지진에 익숙한 일본 국민이지만 갑자기 닥친 자연재해와 대지진 공포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날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미야자키현 지진 이후 대지진 징조라는 이른바 ‘지진운’(地震雲)이라고 주장하는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지진운은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난다는 형태가 특이한 구름을 뜻한다.
또 ‘지진운’ 검색 사례도 늘면서 미야자키현의 경우 지진 발생일인 8일부터 이날까지 관련 검색이 급증했다. 또 인근에 있는 미에현, 오이타현, 미야자키현에서도 지진운 검색 비율이 높았다.
이들 지자체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 피해 예상 지역이다. 일본이 경계하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이다.
지진운 사진뿐 아니라 일시를 특정해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하는 글도 늘었다. 소셜미디어에는 “8월 15일에 거대 지진이 온다” 등의 글이 게재됐는데 이 중에는 전날까지 조회 수가 무려 200만회를 넘은 것도 있다.
다만 이는 비전문가의 개인적 주장일 뿐이다. 현대 과학으로 지진 발생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운과 관련해 “구름은 대기(大気) 현상이고 지진은 대지(大地) 현상으로, 둘은 전혀 다른 현상이며, (지진이 구름의) 영향을 받는다는 과학적인 메카니즘이나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시와 장소를 특정해 지진을 미리 안다는 정보는 헛소문”이라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태풍과 관련해 “마리아가 열대저압부 약화 이후에도 14일까지 일본 북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다른 태풍의 경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