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2당, 김용현 국방장관 내정에 “입틀막·졸속이전·수사외압 3종 세트”

“국회의원·카이스트생 입틀막에
대통령실 졸속 이전으로 돈 낭비
해병대 건물은 본인 관사로 사용
채해병 사건 수사외압 핵심인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야 2당(더불어민주·조국혁신) 의원들은 13일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을 “채 해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핵심 관련자다. 피의자로 입건해도 모자랄 사람”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인선 철회를 촉구했다.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 10명(김민석·김병주·박범계·박선원·박찬대·부승찬·안규백·추미애·허영·황희)과 혁신당 의원 1명(조국)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를 “입틀막(입 틀어막음)·(대통령 집무실) 졸속이전·(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3종 세트”로 규정하며 이러한 뜻을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위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주·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 대표, 박범계·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야당 국방위원들은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과 카이스트 졸업생을 ‘입틀막’하면서까지 민주주의를 훼손시켰다”며 대통령 경호처의 과잉 경호 논란을 상기시켰다. 김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주도한 것을 두고는 “나랏돈을 낭비하고 안보 공백까지 초래했다. 멀쩡한 국방부 건물을 대통령실로 바꾸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고 했다.

 

의원들은 “특히 용산은 ‘도·감청’과 ‘영공 방어’에 취약해 대통령실 부지로 매우 부적절하다”며 “김 후보자는 이같은 사실을 잘 알면서도 ‘졸속이전’을 강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통령실은 북한 무인기와 미군 도·감청에 뚫리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의 관사도 도마에 올렸다. 이들은 “김 후보자는 육군이 사용하던 건물을 빼앗아 대통령실 경호동으로 바꿨다”며 “심지어 해병대 건물은 법과 규정을 어겨가며 사실상 강탈했다. 그 후 자신의 관사로 쓰고 있다. 군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 “무엇보다 채 해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의 핵심 관련자”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정신 나간’ 윤석열 정권”, “‘충암고 출신’이면 앞뒤 가리지 않는 윤석열 정권” 등 거친 표현도 동원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윤 대통령의 (출신) 고등학교가 충암고인데 김 후보자가 충암고 선배”라며 “군 자체 내 자정 기능을 해야 하는 방첩사령관도 이미 충암고 출신이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의 신호정보를 다루는 777부대 사령관도 이미 충암고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면서 “이번에 경호처장이 (장관으로) 간다면 완전한 충암고 친정체제가 되고 군내 자정 기능이 없어질 것이라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