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시가행진 2년 연속 실시…“행사규모 과도한 확대 주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군의 날을 기념하는 시가행진이 실시된다. 국군의날 기념행사는 5년 주기로 대규모로 진행됐지만 2년 연속 시가행진을 포함해 대규모로 진행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방부는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인 오는 10월1일 서울에서 시가행진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강한 국군, 국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며 기념식은 1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진행되며 시가행진은 같은 날 오후 숭례문~광화문 일대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지난 9월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사관생도들이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번 시가행진에서는 호국영웅 카퍼레이드에 이어 다수의 공중전력과 지상 장비가 기동한다. 호국영웅 카퍼레이드는 올해 처음 실시되는 행사로 국토방위를 위해 희생한 호국영웅을 기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 관계자는 “지난해 시가행진 때는 비가 와서 공중전력을 못 보여줬는데 올해는 공중전력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는 약 8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방부는 지난해 국군의날 행사에도 약 100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는데 2년 연속 대규모로 실시되는 것이다. 기획단 관계자는 “시가행진에 약 10억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가행진 역시 군사정권 시절에는 매년 실시됐고 2000년대 이후부터는 2003년, 2008년, 2013년 등 5년 주기로 실시됐다. 문재인정부 당시 건군 70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는 열리지 않았다. 시가행진 등 대규모로 열리지 않은 해는 소규모 행사가 실시됐으며 예산은 대부분 10억원 안팎으로 집행됐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지난 9월 26일 국군 장병들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예산정책처도 “국군의 날 행사규모의 과도한 확대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회 2023회계연도 결산분석 보고서에는 “국방부는 2022~2024년 모두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등 대규모 행사의 개최빈도를 증가시켜 예산 낭비의 우려가 있으므로 대규모 행사의 개최주기, 빈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기재했다.

 

기존 부대관리훈령에는 대규모 행사는 5년 주기로 그 밖의 해는 소규모로 실시한다고 명시됐으나 국방부는 올해 대통령 취임 첫해 대규모 행사 개최를 원칙으로 하되 ‘안보 상황과 국군의 사기 등을 고려 국방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대규모로 실시할 수 있다’는 예외사유를 추가했다. 예산정책처는 2022년에는 대통령 취임 첫해임을 이유로 지난해는 제75주년(5년 주기)임을 이유로 대규모로 계획했고 올해는 특별한 사유 없이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지적하며 대규모 행사 개최 기준, 빈도가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기획단 관계자는 “시가행진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적인 행사라고 생각한다”라며 “한국국방연구원(KIDA)를 통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60%는 시가행진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봤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 시가행진을 ‘과시’를 위한 행사가 아닌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축제 개념으로 보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10월 1일 기념식과 시가행진뿐만 아니라 9월과 10월에 걸쳐 세미나·포럼, 방산전시회 등 국방 관련 31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