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앞 ‘박정희 광장’ 본격 추진 논란

대구시, 14일 5m 표지판 제막식

역 광장 명칭 공식적으로 변경
5억 투입 3m 동상도 건립 예정
홍시장 “대구 근대 3대 정신 완성”
野·시민단체 “우상화 강력 규탄”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말까지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개칭하고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고 밝힌 계획이 본격 실행되자 야권과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14일 오전 동대구역 광장에서 ‘박정희 광장’ 글자가 적힌 5m 높이의 표지판 제막식을 연다. 시는 그동안 해당 광장이 공식적인 명칭 없이 ‘동대구역 광장’으로 불려 왔다고 설명했다. 표지판을 세움으로써 공식적인 명칭을 ‘박정희 광장’으로 변경한다는 입장이다. 표지판은 동대구역 광장 좌측에 설치할 예정인 박정희 동상 부근에 세워진다. 표지판 상단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 사진을, 그 아래로 ‘박정희 광장’이라는 글자를 새겨놓은 모양새다.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연합뉴스

시는 지난 3월부터 동대구역 앞 광장에 5억원을 들여 높이 3m짜리 동상을 세운다. 내년 준공 예정인 남구 대명동 미군기지 반환 부지 내에 건립 중인 대구대표도서관 앞 박정희 공원에는 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6m짜리 동상을 건립할 계획이다. 홍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홍 시장은 “연말까지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고 그곳에 동상도 세운다”며 “내년 말까지는 박정희 공원도 열리고 그곳에도 동상을 세울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러면) 대구의 근대 3대 정신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이 언급한 대구 근대 3대 정신은 국채보상운동, 2?28 민주화운동,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다.

표지판 제막식 일정이 알려지자, 시민단체와 야당 등은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내고 “시대착오적이고 반역사적인 박정희 우상화 사업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구참여연대도 “대구시가 사업을 강행하며 분열을 조장하고 불통 행정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