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3일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놓고 ‘대일 굴욕 외교’라는 지적에 “부당한 비판”이라고 맞섰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강제성을 포기했다고 비판하는데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우리가 얻어낸 합의 결과는 이행 조치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진전했다”면서 “2015년 일본이 (군함도)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비판한 결정문을 마음에 새기면서 이행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것과 실제로 전시물을 확보한 것은 또 다른 주머니를 챙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지난달 초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에서 이를 주제로 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노역 문제를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주로 논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근거 없다. 제가 참석하지 않은 회의가 없는데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WHC는 지난달 27일 일본이 신청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컨센서스(전원동의) 방식으로 결정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강제노역 등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며 '보류(Refer·정보 조회)'를 권고한 후 한 달여만에 나온 결정이다.
우리 정부는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 사전 설치와 추도식 매년 개최 등의 조치를 이행하기로 한 데 따라 등재 결정에 동의했다.
그러나 징용의 강제성에 대한 명시적 표현이 없는 것은 물론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평가도 없어 대일 굴욕 외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