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토 참석 계기 ‘안보 강화’ 구상 예상 못한 ‘깜짝 인사’로 억측 난무 석연치 않은 인사 되풀이 말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했다. 국방부장관 후보자에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을, 국가안보실장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지명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신설되는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내정했다. 국방부 장관은 10개월 만에, 국가안보실장은 불과 7개월 만에 바꾼 것이다. 국정 쇄신 메시지를 읽을 수 없는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외교안보라인의 투톱 자리에 모두 군 출신이 기용된 것은 이례적이다. 대통령실은 인사 배경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지난 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안보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새로운 외교안보라인을 구상해 왔고, 작금의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안보전문가를 앞세울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북·러 밀착, 중동 전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등을 감안해 안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인사가 전문성을 고려한 것인지, 또 잦은 외교안보라인 교체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당장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외교 경험과 감각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로 국방 분야에서만 일을 해왔기에 그럴 만하다. 군 출신 인사가 임명된 것은 2014년 6월 박근혜정부 당시 김관진 실장 이후 10여년 만이다. 국가안보실장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2년3개월 동안 네 사람이 바뀌었다. 외교와 국방은 다르다. 연속성이 필요한 외교 속성상 이번 인사로 한·미 공조의 효율성이 떨어질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교안보라인 인사의 이유가 석연찮고 시점이 부적절하니 갖가지 억측과 뒷말이 나온다. 지난 6월 북·러 군사동맹급 조약을 맺을 당시 대처방법을 놓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장호진 안보실장과의 갈등설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후보자를 배려하기 위한 인사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결코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야당은 어제도 “회전문 인사의 극치이자 인사만행”이라고 했다. ‘깜짝 인사’라고 해서 잘못된 게 아니라 국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인사라면 그건 문제다. 나라의 운명과 직결된 외교안보라인에서 이상이 생기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위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새 외교안보라인은 국민의 불안감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