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2년 연속 시가행진 예산낭비 논란

2024년도 80억 규모 기념행사 이례적
“K방산 홍보” 공중·지상전력 기동
2000년대 이후 5년 주기 열던 행사
국회 예산처 “과도한 확대 주의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이 실시된다. 국군의날 기념행사는 5년 주기로 대규모로 진행됐지만 2년 연속 시가행진을 포함해 대규모로 진행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방부는 건군 76주년 국군의날인 오는 10월1일 서울에서 시가행진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기념식은 1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진행되며 시가행진은 같은 날 오후 숭례문~광화문 일대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3년 9월 26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차량에 올라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사진공동취재단

특히, 이번 시가행진에서는 호국영웅 카퍼레이드에 이어 다수의 공중전력과 지상 장비가 기동한다. 호국영웅 카퍼레이드는 올해 처음 실시되는 행사다. 국방부는 국군의날 당일 기념식과 시가행진뿐 아니라 9월과 10월에 걸쳐 세미나·포럼, 방산전시회 등 국방 관련 31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올해 국군의날 기념행사에는 약 8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방부는 지난해 국군의날 행사에도 약 100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는데 2년 연속 대규모로 실시되는 것이다. 기획단 관계자는 “시가행진에 10억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가행진 역시 군사정권 시절에는 매년 실시됐고 2000년대 이후부터는 2003년, 2008년, 2013년 등 5년 주기로 실시됐다. 문재인정부 당시 건군 70주년 국군의날 행사에서는 열리지 않았다. 시가행진 등 대규모로 열리지 않은 해는 소규모 행사가 실시됐으며 예산은 대부분 10억원 안팎으로 집행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국군의날 행사 규모의 과도한 확대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의 2023회계연도 결산분석 보고서에는 “국방부는 2022~2024년 모두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등 대규모 행사의 개최빈도를 증가시켜 예산 낭비의 우려가 있으므로 대규모 행사의 개최주기, 빈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기재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지난 2023년 9월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군장병 및 장비들이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존 부대관리훈령에는 대규모 행사는 5년 주기로 실시한다고 명시됐으나 국방부는 올해 대통령 취임 첫해 대규모 행사 개최를 원칙으로 하되 ‘안보 상황과 국군의 사기 등을 고려 국방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대규모로 실시할 수 있다’는 예외사유를 추가했다. 예산정책처는 올해도 특별한 사유 없이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대규모 행사 개최 기준, 빈도가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기획단 관계자는 “정부의 확고한 국토방위 의지는 국민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것에 주안점을 뒀고 K방산을 포함한 한국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홍보할 절호의 기회가 돼서 대규모 행사로 치르게 됐다”며 “시가행진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적인 행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국방연구원(KIDA)을 통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60%는 시가행진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