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인플루언서 쯔양(본명 박정원)을 둘러싼 협박·갈취가 이른바 ‘사이버렉카’들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행으로 드러났다.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정현승)와 형사5부(부장검사 천대원)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를 공갈 등 혐의로, 카라큘라(본명 이세욱)를 구제역 등의 공갈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 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카라큘라와 같은 혐의를 받는 크로커다일(본명 최일환)은 불구속기소 했다.
앞서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를 수사해 온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해 지난달 26일 이들을 구속한 바 있다. 카라큘라 역시 이달 2일 구속했다.
검찰은 이들을 가리켜 “사적 제재를 내세워 특정인의 약점이나 사생활에 관한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에 유포하는 사이버렉카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결과 이들은 ‘한국 온라인 견인차공제회’라 부르는 단체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정기모임, 단합회 등을 열고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에선 범행 대상을 물색한 뒤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구제역은 관련 제보를 단체대화방에 공유했고 이후 “네가 쯔양 영상을 올려서 조회 수 터지면 얼마나 번다고”, “그냥 엿 바꿔 먹어라” 등의 범행 독려, 조언 등이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는 지난해 2월 쯔양에게 탈세와 사생활 관련 의혹 등을 거론하며 5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구제역은 쯔양에게 “공론화되길 원치 않으면 내 지인의 식당을 홍보해달라”고 요구해 촬영을 강제했고, 2021년 10월에는 “네가 고소를 남발해 소상공인을 괴롭힌다는 영상을 올리겠다”는 취지로 위협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라큘라와 구제역은 쯔양 외에 아프리카TV BJ를 공갈해 2022년 6월과 2021년 10월 3000만원(카라큘라) 및 2200만원(구제역)을 뜯어낸 혐의도 받는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피고인들은 약점 폭로와 맞바꾼 금품수수 등 공갈 범행을 수익 모델화한 약탈적 범죄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사 개시가 임박하자 통화녹음 파일을 편집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수사 개시 후 상황을 즉각 언론에 공개해 다른 공범들이 대비하도록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쯔양 공갈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뒤 기각된 최모 변호사에 대해 보완수사를 거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업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를 추가해 이날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