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검사에선 양성이었는데”… 국과수 “마약 아니다”

경찰이 도입한 최신식 마약 간이 검사기에서 코카인으로 파악된 가루가 마약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피의자가 구속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14일 전주지검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전주완산경찰서는 베트남 국적의 A(30대)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마약 매도 및 소지)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전북경찰청. 뉴시스

당시 경찰은 “베트남 외국인이 회사와 노래방 등지에서 마약을 팔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8개월에 걸쳐 유통책을 추적해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해 하얀 가루 87g을 압수했다. 해당 가루에 대해 2번의 간이 마약검사를 한 결과 코카인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에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이 발부했다. 특히 A씨의 마약소지 혐의와 함께 계좌정보와 메시지 기록 등 객관적 증거 등을 확보해 마약을 판매한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해당 가루가 “마약이 아니라 전혀 다른 물질”이라고 분석했다. 검찰은 해당 물질이 마약이 아닌 점을 토대로 A씨에 대해 구속 취소절차를 밟고 불법체류자인 그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했다. 검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분석 결과를 토대로 경찰에 보완수사 지시를 내릴 방침이다.

 

간이 마약검사와 국과수의 마약분석이 엇갈리자 경찰은 기계 오류 가능성을 두고 조사를 의뢰했다. 경찰청은 최신식 마약 간이검사기를 각 시도청에 배급했다. 전북경찰청은 올해 초 해당 마약 간이검사기를 도입했다. 현재 마약 간이검사기는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내 마약범죄수사대에 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초 도입한 검사결과가 국과수 분석과 다르게 나와 현 사태를 본청(경찰청)에 보고한 상태”라 “기계적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어 본청에 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