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21주째 상승세… 그린벨트까지 푼 8·8 대책도 역부족

금주 0.32%↑… 71개월 만에 최대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까지 풀어 8만호 규모 신규택지를 발굴하고 재건축·재개발 사업 절차를 간소화해 아파트 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8·8 주택 공급 확대방안(8·8대책)이 발표됐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오히려 커졌다. 물량 부족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는다는 시장 불안감이 여전한 탓인데, 이런 움직임은 다음 달로 예고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32% 올랐다.

사진=뉴스1

이는 21주 연속 상승세이며,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약 5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특히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많은 성동구 아파트값은 한 주간 0.63%나 뛰며 10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서울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30%→0.28%→0.26%’로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었으나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통상 8월 초·중순이 여름 휴가철 주택시장 비수기이고, 조사 직전에 8·8대책이 발표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계절·정책 변수가 시장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 폭을 키워 서울 아파트 시장 열기가 주변으로 확산하는 것도 우려된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대출 규제인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에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 후 신규택지에 아파트를 공급하기까지 10여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 전에 서울에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을 무제한 공급하는 게 아파트 선호가 한층 강해진 수요층을 유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DSR 2단계는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잔액 1억원 초과 신용대출, 2금융권 주담대에 스트레스 금리의 50%를 적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