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30대 남성, 모텔 돌며 그래픽 카드 훔쳤다 [사건수첩]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30대 남성이 고급 컴퓨터가 설치된 모텔을 돌며 고가인 그래픽 카드를 훔쳤다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특수절도, 절도,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알게 된 3명과 함께 고급 컴퓨터가 설치된 모텔에서 그래픽 카드를 훔치기로 마음먹는다.

사진=연합뉴스

A씨 일당은 숙박업소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고급 컴퓨터가 설치된 모텔을 물색, 숙박한 뒤 그래픽 카드를 훔쳐 달아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2022년 8월 31일 강원도 춘천 한 모텔에서 120만원 상당 그래픽 카드 2개를 훔치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380만원 상당 그래픽 카드를 절취했다.

 

A씨는 2022년 7월 2일 오전 4시 48분 서울 관악구 무인점포에 들어가 돈을 내지 않고 쿠키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휴대전화를 개통할 것처럼 행세해 200만원 상당 휴대전화와 시가 3만원 상당 사은품을 받아 챙긴 혐의도 공소장에 담겼다.

 

법정에 선 A씨는 "지적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하다"며 "그런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주장했다.

 

사건을 살핀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점, 지적장애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각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점,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형사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감형요소인 심신미약 주장과 관련해선 “피고인 주장을 받아들이지만 범행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피고인에 대해 별도로 심신미약 감경은 하지 않고 양형요소로만 고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