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전기차 화재 이후 국민 불안이 고조하면서 9월 중 정부가 관련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현재 지자체별로 중구난방인 ‘전기차 충전구역 가이드라인’을 손볼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LH는 최근 소방청에 ‘지하주차장 전기차 충전구역 화재대응을 위한 정책제언’을 제출했다. 소방청은 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 방안 마련 관계부처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LH는 이 정책제언을 통해 소방청에 “지하주차장 소방시설 강화를 통해 전기차 화재를 빠르게 감지하고 조기에 스프링클러가 주수(물을 뿌리다)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전기차 충전구역 소방시설용 화재안전성능기준 개선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열 감지기‘ 외에 ‘연기 감지기’를 추가하도록 하고 ‘표준형 스프링클러 헤드’를 ‘조기반응형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이외에도 “지자체별로 상이한 전기차 충전구역 적용으로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며 “혼선 방지를 위한 전기차 충전구역 가이드라인 재정립”을 요청했다. 각 시·도 소방본부별로 전기차 충전구역 가이드라인 내용이 상이한 건 물론 화재 안전 실효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조치가 일부 지역 소방본부 가이드라인에 담겼다고 지적한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꼽은 게 ‘3면 방화구획’이다. 이는 전기차 충전구역의 경우 주차장을 3면씩 묶어 방화벽을 설치하도록 한 것이다. 화재 확산을 막을 수 있단 의견도 있지만, 불이 난 전기차에서 유출되는 가스가 방화구역 안에 체류하게 돼 폭발 위험이 있는 데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장애가 될 수 있단 반론도 나오는 터다. LH 관계자는 “일부 지역 소방본부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3면 방화구획 등 조치에 대해 국가 R&D(연구개발)를 통한 실증 실험을 거쳐 통일된 가이드라인에 넣는 걸 검토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화재 관련 종합대책 수립에 참여 중인 소방청도 LH의 정책제언을 적극 검토하는 중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LH로부터 받은 연구용역 결과를 포함해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가이드라인 문제 관련해서도 “검토해서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박용갑 의원은 "정부는 그동안 보조금을 주며 전기차를 늘리려고만 했지 전기차 화재 대비 안전 확보에는 미진했다"며 "안전에는 정부와 정치권, 민간의 구분이 없는 만큼 이번 기회에 빈틈없는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