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켈리 아들 모나코 군주 ‘어느덧 60대 후반 됐네’

2005년 즉위해 20년째 국가원수 역할
이웃 프랑스 외교 행사에 모습 드러내

유럽 국가들 왕실의 경조사 참석 말고는 국제 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는 모나코 군주 알베르 2세가 제2차 세계대전 관련 기념행사에 함께해 눈길을 끈다. 알베르 2세는 할리우드 스타 그레이스 켈리(1929∼1982)가 낳은 아들로 유명하다.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바닷가 소도시 불루리쉬르메르(Boulouris-sur-Mer)에서 2차대전 당시 드라군 작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의식이 열렸다. 드라군 작전은 1944년 8월15일 연합군이 나치 독일에 의해 점령당한 프로방스 지역에서 실시한 대규모 상륙작전을 의미한다. 미군, 영국군, 자유 프랑스 군대 등이 참여한 이 작전의 성공으로 프랑스 전역이 나치의 압제로부터 해방됐다.

 

모나코 군주 알베르 2세(가운데)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관련 기념행사에 참석해 있다. 왼쪽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오른쪽은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드라군 작전은 2개월여 전인 1944년 6월6일 실시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가려져 그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해 80주년을 맞아 외국 정상들도 초청해 성대하게 행사를 치렀다.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고 2차대전 당시 자유 프랑스의 대의를 위해 함께 싸운 토고의 포레 나싱베 대통령, 코모로의 아잘리 아수마니 대통령, 카메룬의 폴 비야 대통령,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대통령 등이 참석해 기념식의 의미를 더했다.

 

그리고 선출된 국가원수가 아닌 군주로는 모나코의 알베르 2세가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프랑스 남부 해안에 자리한 도시국가 모나코는 인구가 약 4만명에 불과하고 면적은 2.2㎢로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시티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다. 2차대전 당시 중립을 선포했으나 프랑스가 패망한 뒤 모나코도 시련을 겪었다. 전쟁 당시 독일의 동맹이던 이탈리아가 1943년 히틀러의 묵인 아래 모나코를 점령했다. 이탈리아가 연합국에 항복한 뒤로는 독일이 직접 모나코를 통치했다. 연합군의 프로방스 상륙으로 프랑스 남부 일대가 독일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며 모나코도 자연스럽게 국권을 회복할 수 있었다.

 

알베르 2세는 1958년생으로 올해 66세다. 2005년 부친 레니에 3세가 별세하면서 군주 자리에 올라 20년째 모나코의 국가원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모나코는 의원내각제 국가로 군주는 실권이 없고 행정부도 사실상 프랑스의 영향 아래에 놓여 있다.

 

젊은 시절의 그레이스 켈리. 할리우드 스타로 활동하다가 모나코 군주와 결혼하며 왕비가 되었다. 1982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SNS 캡처

레니에 3세의 부인, 곧 알베르 2세의 어머니가 그 유명한 그레이스 켈리다. 1950년대 할리우드에서 맹활약하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연기력도 인정받은 켈리는 27세이던 1956년 레니에 3세와 결혼했다. 두 해 전인 1954년 잡지 화보 촬영을 위해 모나코에 간 켈리를 본 레니에 3세가 한눈에 반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2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사망하기 전까지 남편과의 사이에 알베르 2세 등 1남2녀를 뒀다.

 

2005년 즉위 당시 총각이었던 알베르 2세는 2011년에야 지금의 부인 샬린 위트스톡(46)과 결혼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출신이자 수영 선수였던 위트스톡은 2000년 모나코에서 열린 수영 대회에 참가했다가 알베르 2세와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