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7일 친명계 저격 및 이재명 당대표 후보 뒷담화 논란에 "진의가 과장됐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 후보가 합동연설회에서 발언하는 5분 내내 격앙된 지지자들의 욕설과 야유가 쏟아졌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지역 순회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 가운데 마지막 순서인 8번째 발언자로 나섰다.
정 후보의 소개 영상이 장내에 재생되는 순간부터 몇몇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야유와 욕설을 퍼부었다. 정 후보가 발언대에 올라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에도 지지자들의 비난이 멈추지 않자 정 후보는 15초가량 발언하지 않고 쓴웃음을 지은 채 관중을 쳐다보기도 했다.
정 후보는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이날도 윤석열 정권에 각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내놓았던 '명팔이 척결' 연장선인 주장들을 이어갔다.
정 후보는 "적전 불연은 필패"라며 "정동영이 되느니 이명박을 찍겠다, 문재인이 되느니 박근혜를 찍겠다, 이재명이 되느니 윤석열을 찍겠다는 분열이 생겼고 그렇게 0.73% 차이로 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분열과 패거리 정치는 패배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계파 정치, 패거리 정치를 뿌리 뽑지 않으면 우린 또다시 패배의 통곡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어떤 비난도 이겨내겠다"며 "이재명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는 몇몇 극소수 인사들, 이재명 지키는 당원들의 진정성을 팔아 내가 이재명이니 하면서 실세, 권력 놀음하는 한 줌도 안 되는 극소수 인사들을 반드시 솎아내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의 친명계 저격이 이어지자 관중에서는 욕설과 함께 "그만하라"며 정 후보의 발언을 막으려는 목소리들도 나왔다. 정 후보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인 5분 내내 관중에서 욕설과 야유가 쏟아지자 단상 앞에 있던 일부 의원들까지 뒤를 돌아 관중석을 쳐다보기도 했다.
정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들이 제기한 이재명 후보 뒷담화 의혹을 인정하며 "이 후보와 함께해 온 그 기나긴 세월, 쌓여온 믿음과 애정이 있었다"며 이같이 해명했다.
그는 다만 "사석에서의 이야기가 전해지다 보니 진의가 과장된 측면도 있다"며 "제 이야기에 담긴 제 본심은 오직 민주당에 대한 충정과 이 후보에 대한 애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단합을 위해 '이재명 팔이'하며 실세 놀이하는 무리를 뿌리 뽑겠다"며 "당 내부 암 덩어리인 '명팔이'들을 잘라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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