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연임할 이유 없다”에도 이재명 택하는 당원들…연임 쐐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 서울 경선에서 92.43% 득표율
총 17회에 걸쳐 지역 순회 경선…한 번도 1위 놓치지 않아
‘대표 연임=손해’ 입장 알려졌어도 당원들은 여전히 李 선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 서울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약 한 달에 걸친 더불어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에서 득표율 1위 고공행진을 펼쳐온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가 마지막 경선지인 서울에서도 90%가 넘는 득표율로 당원들의 마음을 확인했다.

 

이 후보가 차기 대표 연임이 자신에게 손해라는 입장으로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당원은 여전히 그를 차기 대표로 택하고 있다.

 

이 후보는 17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경선에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결과 92.43%의 득표율로 6.27%를 얻은 김두관 후보와 1.30%의 김지수 후보를 제치고 사실상 연임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달 20일 제주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총 17회에 걸친 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 후보는 거듭 80~90% 득표율 행진을 펼쳐왔다.

 

제주에서 82.50%에 인천 93.77%를 얻은 이 후보는 강원 90.02%, 대구 94.73%, 경북 93.97%로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쟁자인 김두관 후보의 안방 ‘부·울·경’에서도 그는 부산 92.08%, 울산 90.56%, 경남 87.22%로 전혀 끄떡없었다.

 

중원 충청에서도 이 후보는 충북 88.91%에 충남 88.87%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전북 지역 경선에서도 84.79%로 이때까지 그의 누적 득표율은 89.00%를 나타냈다.

 

민주당의 지역 기반 호남에서도 이 후보는 광주 83.61%에 전남 82.48%의 표를 얻었고, 한때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안방으로 여겼던 경기 경선에서도 93.27%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전 90.81%와 세종 90.21%를 얻어 누적 득표율이 89.21%로 소폭 상승한 이 후보는 서울 경선에서도 92.43%로 압도적 득표율을 자랑하며 연임에 쐐기를 박았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임 도전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 삶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당 대표를 다시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었다. 엄청나게 힘들고 시간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대중 시선에서 사라졌다가 새롭게 정비 후 나타나는 게 정치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면서도, 지금이 자신의 가격이 가장 높은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고 이 후보는 도전 배경을 밝혔었다.

 

지난 16일 이 후보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이때의 이 후보 심경과 비슷한 것으로 읽히는 ‘대표직 연임이 손해임에도 국민을 위해 선택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은 이 후보 캠프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이 후보 의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글은 “힘든 대표직을 또 하는 것도 버거운 데다가, 누구도 해내지 못한 야당 압승 성적을 거둔 후 다시 평가의 도마에 오를 이유도 없었다”며 “그러나 끝내 손해를 택했다”고 적혔다.

 

망가져 가는 국민의 삶을 책임져달라는 목소리를 차마 외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인데, “죽을 고비를 넘기더라도 국민 옆을 지키는 것이 숙명임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글은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의 심정을 드러내듯 “위를 봐야 제가 없고, 앞에도 뒤에도 제가 없다”며 “저는 여러분의 옆에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