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아오른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열기가 경매 및 청약시장으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7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고, 인기 지역에선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치솟는 공사비와 공급난 우려 속 ‘지금이 제일 싸다’는 인식이 퍼지며 올해 들어 서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서울 아파트 몸값 상승세가 지속하는 만큼 경매·청약시장에서의 인기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지지옥션의 ‘7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전월보다 0.8%포인트 상승한 93.7%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8월(93.7%) 이후 1년11개월 만에 최고치다.
낙찰가율은 감정평가액 대비 낙찰 가격을 의미한다. 이 비율이 100%를 넘을 경우 감정가보다 낙찰가가 높았다는 뜻이며 100%를 하회하면 그 반대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5월 89.1%에서 6월 92.9%, 7월 93.7% 등 점차 오르는 추세다.
감정가를 넘겨 낙찰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129가구 중 27가구(20.9%)의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 5가구 중 1가구는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청약시장 경쟁률 서울이 압도
서울 아파트 시장이 되살아나고, 분양가 상승세는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하루빨리 새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청약시장에 뛰어드는 이들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부동산인포가 부동산원 청약홈 청약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8.87대 1에 달했다.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12.47대 1)이나 수도권(22.47대 1), 지방광역시(1.57대 1), 지방도시(12.04대 1) 경쟁률을 압도했다.
부동산인포는 “공사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정비사업 분양 의존도가 높은 서울의 경우 앞으로 새 아파트를 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분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7월 말 기준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331만5000원으로, 전월(1267만6000원)보다 5.04% 올랐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평당으로 환산하면 4401만7000원에 달한다.
서울 분양시장 열기는 업계 전망에서도 엿볼 수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이달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111.1로 전월(94.6)보다 16.5포인트 급등했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회원사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