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는' 청년 44만 역대 최대… "원하는 일자리 없다"

2023년보다 4.2만명↑… 전체 청년의 5.4%
4명중 3명은 “일할 의사도 없다” 답변
구직 안 한 이유 “원하는 일자리 없어서”

지난달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 청년(15∼29세)이 44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7월 기준 역대 최고치이며, 전체 청년의 5%를 넘는 수치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층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44만300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만2000명가량 늘었다. 쉬었음은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이들을 이른다.

서울 시내 한 취업 준비 학원에서 취업 준비생이 자율 학습하는 모습. 연합뉴스

7월 기준으로 쉬었음 청년은 2013∼2017년 20만명대였으나 2018년 들어 3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계속 늘어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 44만1000명까지 증가했다가 2022년 36만1000명으로 줄었으나 지난해(40만2000명)부터 다시 증가세다.



쉬었음 청년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4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000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었고, 30대는 28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50대는 39만4000명을 기록했다.

청년층 인구는 줄어드는데 쉬는 이는 늘면서 그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년층 815만명 가운데 쉬었음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달했다.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은 7월 기준 2019년 4.1%에서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으로 2020년 5.0%로 높아졌다가 2022년 4.2%까지 하락했으나, 작년(4.8%)부터 다시 상승했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그냥 쉬는’ 청년은 일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쉬었음 청년 가운데 일하기를 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이는 33만5000명에 달했다. 75.6%가 구직 의사가 없었다는 뜻이다.

나머지 일하기를 원했던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은 이유를 조사해보니 42.9%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꼽았다. 이어 ‘이전에 찾아봤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13.4%),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1.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