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가 6년 새 2배… 치솟는 집값 ‘청포자’ 급증

부동산 양극화 부작용 본격화

민간 분양가 3.3㎡당 4401만원 기록
2018년 2192만원서 100.8% 상승해
수도권도 2773만원으로 81.8% 올라
강남권 분양 많아 가격 더 오를 듯

고금리에 청약 시장 양극화 반영
구축 매매로 선회한 사람도 늘어
청약 1순위 가입자 5만 여명 급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시장 양극화에 따른 핵심 입지 고급 아파트 위주로 신규 분양이 집중되면서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이 6년여 만에 두 배 상승했다. 높아진 가격 탓에 신규 아파트 분양 청약을 포기하거나 구축 매매로 눈을 돌린 이들이 늘면서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달 5만명 넘게 줄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월별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1평)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4401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2018년 2월의 2192만1000원에 비해 100.8%(2배)가 오른 것이다.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1월 처음 3000만원대로 진입한 뒤 올해 6월에는 4190만4000원으로 4000만원을 넘어섰다. 최근 1년 상승률은 37.6%다.

 

서울 외 지역 분양가도 상승했다. 2018년 2월과 올해 7월을 기준으로 시도별 분양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수도권은 1526만원에서 2773만9000원으로 81.8% 상승했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1064만8000원에서 2012만9000원으로 89.0%, 기타 지방은 846만3000원에서 1457만9000원으로 72.3% 올랐다.

HUG는 서울 강남권 ‘초고가’ 단지의 분양이 몰리며 평균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강남권 분양이 여러 건 예정되어 있어 분양가는 계속 오를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환율 급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초래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불러온 건설자재 가격 폭등도 분양가를 밀어 올린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건설자재비가 공사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2%로 가장 크다. 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사이 건설자재 가격은 37.3% 급등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 가입자 수는 감소 추세다. 고금리와 분양가 상승, 서울과 지방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 등의 영향이 두루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48만9863명으로 한 달 전(2550만6389명)에 비해 1만6526명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4만7430명 감소했다.

특히 가입 기간이 더욱 긴 1순위 통장 가입자 수는 5만2832명 급감했다. 2만8904명 감소한 6월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한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 청약자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청약통장 해약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상승하며 청약시장이 양극화된 점도 가입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청약 경쟁률이 치솟아 당첨 가능성이 작아졌고, 반대로 지방은 청약 경쟁률이 저조하고 미분양이 많아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청약을 기다리는 대신 기존 주택 매매로 선회한 사람도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9일부터 12월31일까지 수도권 LH 공공택지에서 공급한 민간 미분양 주택에 대한 매입 확약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일 정부가 제8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른 것이다. 미분양 리스크를 줄여 민간 부문의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고 부동산 시장의 수급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