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진영 초월한 시대정신”… 이재명 “인동초 꽃피운 삶”

여야, DJ 15주기 추도식 참석
전직 대통령 자제들도 한자리

정치권과 시민사회계는 1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서 ‘DJ 정신’을 되새겼다.

추도식에 참석한 여야 정치인들은 김 전 대통령의 리더십과 문제의식이 시대와 진영을 초월해 현 정치권에도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추도사에서 “(김 전 대통령이 퇴임한) 2003년 이후 태어난 세대들도 사회에 진출했으니 세월만으로 보면 이제 김 전 대통령의 정치가 어쩌면 서서히 잊혀져 갈 만한 때”라면서도 “그런데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와 리더십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8일 오전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표는 이어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을 함께 갖춰야 한다’, ‘정치는 국민보다 반보 앞서야 한다’, ‘정치는 진흙탕 속에서 피는 연꽃과 같다’ 등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발언을 열거하면서 “김 전 대통령은 2024년 어떤 정치인들보다 더 지금에 맞는, 진영을 초월해 시대정신을 꿰뚫는 혜안을 보여줬다. 이 말씀들만 실천하면 분명히 지금보다 훨씬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도 추도식 참석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이상을 잃지 않되 현실에 뿌리내려 국민의 삶을 바꿔야 한다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가르침은 (제가) 자주 강조했던 ‘먹사니즘’의 뿌리”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의 민주당 대표 연임을 앞두고 자신이 DJ 정신의 계승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치고 흔들릴 때마다 모진 고난에 맞서 끝끝내 인동초의 꽃을 피워낸 대통령님의 삶을 기억하겠다”며 “시대를 앞선 용기와 결단으로 마침내 스스로 길이 된 거인의 결기를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야당은 DJ 정신을 언급하며 현 정권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DJ 정신을 인권, 평화, 민생이라고 정의하면서 “대통령께서 굳건히 세운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에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오만과 독선의 윤석열정부 2년 반 만에 민주주의는 무너졌고, 민생경제는 파탄났으며, 한반도 평화와 안보가 깨졌고, 대한민국 정체성과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반민족적 역사 쿠데타까지 감행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대통령께서 생전 당부하신 민주주의의 완성, 민생경제의 회생, 한반도 평화번영의 실현을 위해 민주당이 사즉생의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DJ 정신’ 기리며…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15주기 추모식에서 유족과 각계 인사들이 김 전 대통령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김홍업 전 의원. 남제현 선임기자

추도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김원기·임채정·문희상·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이낙연·김부겸 전 국무총리,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노재헌·김현철·노건호씨 등 전직 대통령 자제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화를 보냈다.

1988년 김 전 대통령의 평민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한 우 의장은 추모사에서 “남북관계가 나날이 대결로 치닫고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는 지금, 대통령님 같은 지도자가 계셨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하루하루 절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