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野 “망언” 일갈 vs 대통령실 “日 수십차례 사과” 주장

김태효 “다그쳐 억지 사과 받아내면 과연 진정한가” 발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캠프데이비드 1주년 한미일 협력 주요 성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과의 과거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렀다.

 

그는 “마음이 없는 사람을 다그쳐 억지 사과를 받아낼 때 그것이 과연 진정한가”라고 말했는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친일 매국 정권”이라고 한목소리로 일갈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일본이 이미 수십차례 사과해 피로감이 많이 쌓여있다고 주장하며 김 차장 발언을 두둔했다.

 

앞선 17일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김태효 1차장이 어제 KBS와의 인터뷰에서 친일 매국 일색의 발언을 쏟아냈다”며 “가해자가 사과를 거부하면 죄를 묻지 않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정의관이냐?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어디까지 절망시키려고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 요구와 목소리에는 귀를 틀어막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은 마음은 헤아려 대변해주고 있으니 황당무계하다”며 “윤 정부는 스스로를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일본이 임명한 조선총독부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덧붙여 “김 차장의 망언은 윤석열 정권이 친일 매국 정권임을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짜 욕 나온다”며 “윤 정부에서 일본에 언제 억지 사과라도 받아 봤나. 그 마음을 어떻게 아냐”고 지적했다. 또 “광복절에 단 한 마디도 일본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지 않은 경축사는 직무유기다. 변명도 변명다워야 한다”고 질타했다.

 

조국혁신당은 “중요한 것이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이 아니라 '일본의 마음'이라고 주장하는 자는 대한민국 안보사령탑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는 들어봤어도 '중일마'는 처음”이라며 “그런 말을 듣고도 용산 대통령실은 물론, 정부 인사 누구 하나 항의도 못하는 걸 보면 윤석열 정권은 정말 ‘극우 친일 밀정 뉴라이트' 정권이 맞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최근 이종찬 광복회장의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이제 그 밀정이 누구인지 분명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뒤 맥락을 잘 이해하시면 충분히 공감이 가실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김 제1차장의 발언 논란에 대해 “일본은 1965년 한일 국교수립 이후 수십 차례에 걸쳐서 공식적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가 있어서 사과가 피로감이 많이 쌓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우리를 존중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여기면서 긴장하게 하고, 글로벌 질서에서 캠프 데이비드를 주도해나가고 인-태지역에서 한국이 적극적 역할을 펴는 모습을 경외하게 만듦으로써 '일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간에 우리가 필요한 과거사 문제는 윤석열 정부도 적극 개진하면서 일본과 풀어가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다만 ”과거사 문제와 병행해서 새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한일관계와 한미일 관계가 대한민국 기업과 국민에게 안겨주고 있는 여러 혜택과 기회요인들을 함께 평가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