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태권도장 관장의 첫 재판이 이달 말 열린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오창섭)는 오는 27일 오전 10시40분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의 첫 공판을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재판은 피고인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뒤 검사의 공소장 낭독, 피고인 및 변호사의 진술 순서로 이뤄진다.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은 살해의 고의성 여부라는 게 중론이다.
A 씨가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살인 고의성을 부인하는 만큼, 검찰과 피고인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아동학대 살해죄는 최소 7년 이상 징역으로 사형까지도 선고가 가능하다.
앞서 경찰은 지난 19일 A 씨를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다.
A 씨는 3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장난으로 그랬다. 고의성이 없었다"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그는 CCTV 영상 삭제 이유에 대해 "겁이 나서 그랬다"고 전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달 12일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의 한 태권도장에서 발생한 아이 사망 사건을 재조명했다.
A 씨는 지난 7월 12일 오후 7시께 덕계동 소재의 태권도장에서 B 군(4)을 말아 놓은 매트 안에 거꾸로 넣어 방치했다. 약 27분간 숨을 못 쉰 B 군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11일 만인 지난달 23일 사망했다.
당시 B 군은 "꺼내 달라"고 호소했고 다른 사범도 B 군을 꺼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A 씨는 B 군을 방치했다. A 씨는 B 군을 매트 안에 넣기 전 얼굴과 몸을 여러 차레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B 군이 병원으로 옮겨진 사이 태권도장에서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삭제했다. 그리고는 다른 사범에게 "나 감옥 간다. 아이들에게 말 잘해라. 내가 아이를 거꾸로 넣은 게 아니라 바로 넣었다고 말해라"라고 지시했다.
B 군의 어머니는 수감되어 있는 A 씨를 만나 "('거꾸로가 아니라) 똑바로 놨다고 해라' 왜 입막음했냐. 왜 그런 거냐"고 묻자 "그렇게 얘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CCTV 왜 지웠냐"는 물음에는 A 씨는 "겁이 나서 그랬다"고 답했다. "(아이에게) 왜 그랬냐"고 하자 "죄송하다. 잘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B 군 어머니는 "납득이 안 된다. 잘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말만 한다. 도대체 누구한테 잘 보여야 한다는 거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