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학교발전재단에서 서울대생 가족임을 드러내는 스티커를 만들어 배포해 논란이 된 가운데 시민단체가 ‘학벌주의 조장’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19일 시민단체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은 “사려 깊지 못한 사업으로 논란을 자초한 서울대에 유감”이라며 “이와 같은 행태에 경계를 세우고자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발전재단은 서울대 재학생의 부모들에게 서울대 로고와 함께 ‘PROUD PARENT’(자랑스러운 부모), ’I'M MOM’ 등이 적힌 차량용 스티커를 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자녀가 서울대에 다니는 ‘자랑스러운 부모’, ‘서울대생의 엄마’란 의미로, 차 뒷유리 등에 해당 스티커를 붙이고 ‘자녀가 서울대에 갔다는 것’을 자랑하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의 시스템을 따온 것이지만, 해당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뒤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은 “학생회가 학교 로고 등을 이용하여 학생을 위한 굿즈를 제작하는 것은 일상적인 편이지만, 대학이 학생 가족을 위해 굿즈를 제작·배포하는 일은 흔치 않다”며 “특히 이번 굿즈는 입시 성공의 정점으로 치부되는 서울대 로고를 활용해 그 보호자에게 ‘자식의 입시 성공은 부모의 업적임을 마음껏 과시하라’고 부추긴 것이어서 그 천박한 발상에 각계의 비판이 거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학벌주의에 찌든 사회에서는 특정 시기에 선점한 대학 이름으로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다”며 “이런 사회에서는 능력과 노력보다 특권과 차별이 일상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그간 인권위는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행태에 엄중하게 대처해 왔다”고 진정 이유를 밝혔다.
실제 인권위는 과거 특정 대학 합격 현수막을 게시하는 행위에 대해 ”특정 대학 외의 학교에 진학하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 학부모 등에게 소외감을 주는 등 교육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수차례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