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에 한이 맺힙니다”…고수온 탓? 제주 여름별미 한치가 사라졌다

생물 위판량 반토막…6월 한치 조업량 55t, 40.9%↓

“한치에 한이 맺힙니다.”

 

제주시 이호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강모씨는 “올 여름 한치회와 한치물회를 찾는 손님이 많지만 구경조차 힘들다”라고 푸념했다.

 

16일 제주시 우도의 한 횟집에서 촬영한 생물 한치.

여름 제주를 대표하는 인기 횟감 한치의 올해 어획량이 크게 줄어 ‘금치’로 불리고 있다.

 

6월부터 8월 사이 제주 앞바다가 한치잡이배로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한치 대목으로 불리지만, 어민들은 올해 처럼 잡히지 않는건 처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한치철을 맞은 지난 6월 제주지역 한치(활어·선어) 어획량은 55t으로 전년 동기 93t과 비교해 40.9%(38t)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제주지역 6월 한치 어획량은 2020년 81t, 2021년 215t, 2022년 103t, 2023년 93t, 2024년 55t으로 감소 추세다.

 

생물 한치 위판량은 올해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7∼8월 본격적인 한치 조업철을 맞았지만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조업을 아예 포기하는 어선도 속출하고 있다.

 

한치 최적 수온은 24도 정도이지만 본격적인 한치 조업 시기부터 수온이 크게 오르기 시작해, 지금은 평년보다 2, 3도나 높은 30도에 육박한다.

 

제주 명물 한치가 남해안에서 잡히고 있는 실정이다.

 

한 선주는 “한치가 난류성 어종이지만 너무 뜨거워도 죽어버린다”며 “요새는 시원한 물을 찾아가는지 거제나 부산에서 한치가 더 많이 잡힌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16일 제주시 우도의 한 횟집에서 촬영한 한치물회.

이 때문에 음식점에서 활한치물회 맛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금치‘ ‘금징어‘로 불리며 음식점에서 활한치물회 한 그릇 가격이 2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마저도 구하기 어려워 물회 전문 음식점들은 활한치 대신 작년에 구해 얼려 놓은 냉동 한치로만 물회를 팔고 있다.

 

관광객 A씨는 “지난 주말에 활한치물회를 맛보고 싶어 제주도 구석구석 횟집을 수소문했지만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라며 “우도에 가서야 겨우 맛 볼 정도로 올해는 정말 귀한 식재료가 됐다”고 했다.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 제주도에서 속담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로 모양과 생김새가 엇비슷하고 실제로 같은 오징어 종류지만 한치는 ‘한 수 위’ 대접을 받는다. 희고 오징어보다 다리가 짧다. 씹히는 맛이 훨씬 더 부드럽고 감칠맛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