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국내 산업생산·물가에 악영향” [심층기획-기후변화, 우리 삶을 바꾼다]

한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이 국내 산업생산과 물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상기후 현상은 2000년 이전에는 우리나라 산업생산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했으나,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19일 밤 서울 서초구의 한 전광판에 현재 온도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의 열대야는 29일째 이어져 관측 이래 최장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뉴스1

연구팀은 5가지 요인(이상고온·이상저온·강수량·가뭄·해수면 높이)을 기준으로 기후위험지수(CRI)를 산출해 이상기후와 산업생산, 소비자물가상승률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상기후는 충격 발생 시점으로부터 약 12개월 후 산업생산 증가율을 0.6%포인트 떨어트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충격 후 약 3개월 만에 0.03%포인트 높아졌다. 품목별로는 식료품(+0.18%포인트), 과일(+0.40%포인트), 채소(+0.32%포인트)에서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2023년 이후 월별 소비자 물가상승률에 대한 요인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이상기후가 평균 약 10%를 차지했다.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1.1%포인트)과 건설업(-0.4%포인트) 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컸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원석 한은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이상기후 현상은 최근 들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및 지속성이 커져 시간상의 비대칭성이 관찰된다”며 “2010년 이후 이상기후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이 통계적으로도 유의할 뿐만 아니라 농림어업, 건설업 등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