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를 맞아 미국 민주당이 2024년 정강정책 최종안을 공개했다. 북한의 도발에 맞서 앞으로도 한국 편에 서겠다며 한미 동맹강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92쪽 분량의 정강정책에서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미국은 역사적인 캠프 데이비드 3자 정상회의를 열고 한국과 함께 워싱턴 선언을 내놨으며, 일본과 3각 억제 논의를 확장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여러 결의를 위반한, 불안정을 초래하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의해 가해지는 위협에 맞서기 위해 우리의 동맹들과 협력해왔다”면서 “한국, 일본과 3국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한반도 및 그 너머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미사일 역량 증강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에 맞서 우리의 동맹들, 특히 한국의 곁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직격하기도 했다. 정강정책에는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아첨하며 그를 정당화(합법화)하고, 이 북한의 독재자와 ‘러브레터’들을 주고받으며 이 지역에 대해 다른 접근법을 취해 세계 무대에서 미국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방위비 인상 압박을 겨냥해 “트럼프는 무역분쟁을 놓고 그곳(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며 우리의 소중한 동맹인 한국을 직접적으로 협박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정강정책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 다자간 파트너십 강화를 우선시해 왔다고도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결코 동맹에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북러 밀착을 거론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 중국에 군사 장비를 판매하고 경제적 협력을 통해 세계 곳곳의 자유를 공격하는 행동에 동참시키고 있다”며 러시아의 이란 및 북한과의 군사적, 경제적 동맹을 저지하기 위해 유럽 및 인도 태평양 동맹국과 협력할것이라고 적었다.
민주당은 이번 정강정책에서 한국이나 북한 등 ‘KOREA’를 14번 언급하며 동맹을 강조했다. 지난 2020년 대선 때의 6번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대외 정책 등에 있어 트럼프 노선과 확연히 다른 정책 기조를 천명한데 비해 무역 정책 등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2020년 채택한 정강정책에 이어 보호주의 무역 기조를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너무 오랫동안 미국의 무역정책과 세계 경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중산층의 일자리를 역외로 빠져나가게 하고 공급망에 타격을 줬으며 노동자의 가치를 평가하는 대신 기업을 보상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며 미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보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세계 경제 질서를 구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정강정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직을 사퇴하기 이전인 지난달 16일 정강정책 위원회를 통과한 것으로 이날 공개된 최종안에도 여전히 주어가 ‘바이든 대통령’으로 돼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후보 교체가 이뤄졌음에도 정강정책을 변경하지 않은 것은 새 체제에서도 바이든 행정부의 공약 기조를 유지하며 계승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 기간동안 이 정강정책을 공식 채택할 예정이다. 사실상 공약집이라 할 수 있는 이 정강은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오는 11월5일 대선에서 당선돼 집권할 경우 새 행정부 정책의 골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