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전 예고에도… 등굣길 여중생 둔기폭행 못 막아

같은 학교출신 남고생 현장서 체포
체포 당시 가방서 흉기·유서 나와
스토킹 등 이미 세차례 신고 이력
경찰 “모니터링 계속 했다” 해명

등교 중이던 여중생을 둔기로 내려쳐 살해하려 한 10대 고교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적장애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가해 남학생은 같은 학교에 다녔던 후배 여중생을 스토킹하거나, 위해를 가하겠다고 예고했으나 경찰은 범행을 막지 못했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A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A군은 이날 오전 8시16분 안산시 상록구의 한 중학교 부근에서 등교 중이던 B양의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고, 때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뉴시스

폐쇄회로(CC)TV에 담긴 영상에서 A군의 폭행은 인근 상인들이 제압할 때까지 이어졌고, B양은 머리를 크게 다쳐 피를 많이 흘린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B양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군이 갖고 있던 가방에선 다른 흉기와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A군이 과거 범행을 계획했다가 실패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B양이 다니는 중학교 출신으로, 예전부터 B양과 알고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군이 B양을 스토킹하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군은 경찰에서 “B양이 만나주지 않아 화가 났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사건 발생 전 두 사람과 관련한 3건의 경찰 신고 이력이 있었는데 이 중 한 건은 올해 3월 B양의 아버지로부터 접수된 스토킹 피해신고였다. 6월에는 A군의 고교 상담교사가 “A군이 ‘B양에게 위해를 가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경찰에 알렸다.

학교전담경찰은 B양에게 스마트 워치 지급 안내 등 안전조치를 했으나 B양이 지급 신청을 하지 않아 실제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학교전담경찰은 A군 부모와 협의를 거쳐 A군을 지난달 2일 정신병원에 입원토록 했으나 A군의 퇴원 의사가 강해 20여일 만에 퇴원 조치됐다.

경찰은 이달 13일 A군 측에 전화하는 등 모니터링을 이어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