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한 뒤 사재기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대지진 임시 정보를 해제 하면서도 “지진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식료품 비축을 당부했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사재기로 인해 생수 등의 가격이 2배 폭등했다. 막바지 여름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간단한 생필품 등은 챙겨가는 게 좋겠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민간 조사회사인 인테지가 임시 정보 발표 이튿날인 지난 9일 슈퍼마켓과 편의점, 드럭스토어 등 소매점의 판매 정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재기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수 판매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난카이 해곡 지진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었다.
피해 예상 지역과 떨어진 홋카이도와 도호쿠 지역은 오히려 판매가 줄었다.
생수 외에도 매출액 증가 폭이 컸던 품목을 보면 육류 통조림이 2.5배, 즉석밥 2.2배, 유아용 우유 2.0배, 화장지와 어린이용 기저귀, 생리용품이 각각 1.7배였다.
이 상품들 판매는 임시 정보가 발표된 당일인 8일부터 늘기 시작해 9∼10일 정점을 찍은 뒤 11일부터는 다시 안정세를 보였다.
신문은 "지진 발생을 대비해 필요한 물건을 사두려는 움직임이 단숨에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평소 비축이 불충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일본에서 연일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난카이 대지진’ 우려는 여전하다.
전날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0시50분쯤 이바라키현 히타치시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바라키현은 간토 지방 북동부에 위치해 있다.
진앙은 북위 36.70도, 동경 140.60도이며 진원까지 깊이는 35㎞다. 진도 5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포를 느끼고 선반에 있는 식기나 책장의 책이 떨어지기도 하는 수준으로, 도쿄 중심부 일부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지진이 빈번한 일본에서는 진도 5정도의 지진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다만 이같은 잔지진이 계속되면서 더 큰 지진(난카이 대지진)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마쓰무라 요시후미 방재상은 취재진에 “평상시에도 대비를 계속해서 실시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이다.
이 지진이 일어나면 최대 23만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파손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