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9일 기준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20.3일로 평년(9.8일)의 두 배 이상 길었다. 혹독한 더위가 이어지는 만큼 질병관리청이 집계하는 온열질환자와 추정 사망자 수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질병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가 보여주는 피해 규모는 실제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청이 하루 단위로 발표하는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전국의 응급실 507곳에서 열사병 등으로 사망한 경우를 누적한 수치다.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이기에 실제보다 적게 집계될 개연성이 크다. 전국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도출되는 감시 결과인 만큼 운영기관 수도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폭염으로 급사해 응급실까지 갈 수 없었거나, 온열질환이었다 하더라도 다른 질환과 비슷한 증세를 보여 온열질환으로 분류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반쪽짜리’ 응급실 통계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 수를 매일 집계하는 일본의 경우를 참고할 수 있다고 봤다.
황 교수는 “일본은 여름철 일간 사망자 수를 ‘사고사냐 아니냐’만 구분해 매일 발표하는데, 이렇게 하면 통계적 모델링을 거쳐 올해 더위로 인한 초과사망자 수가 예년에 견줘 유의할 만큼 많은지 아닌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이 직접적으로 온열질환에 의한 사망을 야기할 뿐 아니라 심뇌혈관·호흡기·뇌혈관 등 다종다기한 질환에 따른 사망을 증가시키는 만큼, 추세를 신속히 분석해 정책에 반영하는 것만으로 취약계층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폭염주의보·경보로 단순한 구조인 폭염 관련 예보를 세분화해 위험의 정도를 지역마다 달리 전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임연희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겸임조교수는 ‘폭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통해 “지역마다 배경 온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일 최고기온 33도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각 지역의 취약계층을 고려할 때 보완되어야 하는 사항”이라며 “폭염경보의 기준 기온을 지역별로 다양화해 폭염 피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