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리핀 경유 통해 아프간 일부 난민 수용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일부 난민이 일시적으로 필리핀을 거쳐 미국으로 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제한된 규모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필리핀에 임시로 체류하면서 특별이민비자(SIV) 심사를 마치고 미국에 재정착하도록 필리핀과 합의했다. 국무부는 주거, 음식, 의료, 교통 등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5월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 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탈레반은 국가를 장악했다. 미군은 당시 미국을 위해 일한 아프가니스탄인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SIV 프로그램을 실시해 자국 정착을 지원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행 SIV를 받는 아프가니스탄인 300명에 대한 수개월 체류를 필리핀 정부에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WP에 “우리는 필리핀과 지속적인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좋은 파트너임을 보여줄 수 있기를 정말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합의가 성공적으로 이행된다면 프로그램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이 필리핀과 이번 거래를 성사하는 데 도움을 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11일 백악관 오벌오피스 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취임 몇 달 후인 2022년 11월 마닐라를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