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오물 풍선 공포감이 컸던 6월 초 한 외교전문가가 제시한 해법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오물 풍선으로 북한이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적 효과는 남한 내 분열 조장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거창한 대북정책 차원보다 생활형 공세가 유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확성기방송 재개 같은 방안이 큰 효과를 낼 것이라는 얘기였다. 더불어 그는 ‘우아한’ 대응으로 수거한 오물을 잘 분석해서 북한 주민의 영양 상태를 공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일본 오사카 총영사를 지낸 이현주 전 외교부 국제안보 대사가 그다.
오물 풍선이 발견되면 군과 소방관이 출동해야 하니 행정력 낭비가 크다. 휴전선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울산이나 전남, 경북에서도 119 신고가 들어왔다. 한때 서울 용산 대통령실 주변까지 뚫렸다고 야단이었으나 사실 대응 방안은 마땅찮다. 공중에서 터뜨렸다가는 오물을 뒤집어쓰는 등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볼 수 있다. 이제 오물 풍선에 시민도 놀라지 않는 분위기다. 이달 초에는 북측이 오물 풍선 240여개를 날려 보냈는데, 10여개만 남측으로 넘어오고 대부분 북측에 떨어졌다고 한다. ‘셀프 오물 투하’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