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月 40시간 수행하면 수당 지급 도내 13곳 참여 道와 사업비 분담 11월까지 접수… 최대 60만원 지원
예산 제한… 7200명만 지급 아쉬움 허위 돌봄 조력자 판별 개선 과제
#1. 경기 동두천시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여성 A씨는 ‘연년생’ 두 아이의 육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정치 않은 수입 탓에 아이들을 맡긴 친정어머니에게조차 제대로 용돈을 드리지 못했고, 늘 미안한 마음만 앞섰다. A씨는 “‘경기형 가족돌봄수당’을 다시 손주들 간식비로 지출하는 엄마를 바라보며, 가게 일에도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 화성시에 사는 30대 ‘워킹맘’ B씨는 친정이 멀어 평소 육아도우미에게 아이를 맡겨왔다. 하지만 간혹 도우미의 사정으로 아이를 돌볼 사람을 찾지 못하면 옆집 아주머니에게 아이를 부탁하곤 했다. 한사코 사례비를 거절하는 이웃사촌에게 돈을 건넬 수 없었던 그는 최근 이웃 등 ‘사회적 가족’에게 공적 돌봄비용을 지원하는 도내 가족돌봄수당을 신청했다.
‘아이는 온 동네가 키운다’는 옛말을 현실에 접목한 경기형 가족돌봄수당의 지원 대상이 시행 두 달여 만에 3000건을 넘었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형 가족돌봄수당은 도의 대표 복지정책인 ‘360도 언제나 돌봄’의 일환이다. 생후 24~48개월 미만 아동을 돌보는 4촌 이내 친인척이나 이웃 주민에게 아동수에 따라 비용을 지불한다.
월 40시간 이상 돌봄을 수행하면 수당이 지급되는데 아동이 1명일 경우 월 30만원, 2명은 월 45만원, 3명은 월 60만원을 받는다. 아동 4명 이상은 제한을 둬서 돌봄 조력자 2명 이상이 세심하게 돌보도록 했다.
올 6월 접수를 시작해 이달 19일 기준 3023가구가 돌봄비 지원 대상에 등록됐다. 현재 도내 참여 시·군은 화성, 평택, 광명, 군포, 하남, 구리, 안성, 포천, 여주, 동두천, 과천, 가평, 연천 13곳이다. 해당 시·군은 도와 사업비를 절반씩 분담한다.
올해 수당 신청은 11월까지 이어진다. 양육자가 돌봄 조력자의 위임장을 받아 ‘경기민원24’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부모 등 양육자와 아동은 도내 참여 시·군에 거주해야 하며 맞벌이 등 양육 공백이 발생한 가정으로 소득제한은 없다. 돌봄 조력자 가운데 4촌 이내 친인척은 경기도 외 다른 지자체 거주자도 등록이 가능하지만 사회적 가족은 1년 이상 대상 아동과 같은 읍·면·동에 거주한 사람으로 제한된다.
이 사업은 일단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돌봄 조력자가 실제로 아이를 돌보는지 확인하고 허위 조력자를 가려낼 시스템이 완벽하지 못한 게 단점으로 지적받는다. 운영 책임 역시 고스란히 읍·면·동 직원들의 몫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 시범사업으로 진행되는 사업의 불안정성 때문에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인 수원·용인 등은 아예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예컨대 올해 배정된 예산은 64억여원에 불과해 7200여명의 돌봄 조력자에게만 수당 지급이 가능하다.
도내 24∼48개월 아동은 16만여명으로, 향후 지급 대상자가 급속하게 늘 수 있다. 이 경우 초과 예산은 시·군이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돌봄수당 같은 보편적 복지보다 우선순위를 정해 취약계층 위주로 돌봄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