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 PD는 자신이 최근 검찰에 송치된 데 대해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을 위해서 움직인 것이 아니고 정명석 교주를 보호하기 위해서 움직였다”고 강력 비판했다.
조 PD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해당 법 조항으로 처벌받은 가장 유명한 사람이 n번방의 조주빈이다. (경찰이) 조주빈과 조성현이라는 사람을 동일시하는 판단을 했던 것”이라며 이같이 규탄했다.
앞서 16일 마포경찰서는 조 PD를 성폭력 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했다. 그가 영리 목적으로 ‘나는 신이다’를 제작하면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여성 신도들의 동의 없이 신체가 그대로 드러나도록 작품을 배포했다는 이유다. 문제가 된 부분은 JMS 여성 신도들이 정명석 총재에게 욕조에서 구애하는 일명 ‘보고자 동영상’이다.
조 PD는 해당 영상에서 여성들의 음성을 변조, 얼굴을 모자이크한 것과 달리 신체 부분은 모자이크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정명석이 성적 착취를 하고 있다는 걸 가장 잘 보여주는 게 ‘보고자 동영상’이라고 판단했다”면서 “JMS는 해당 동영상이 날조됐다는 주장을 최근까지 계속해 왔다. (신체 부분을) 모자이크를 했을 때 안에 옷을 입고 있었다는 주장들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큐멘터리가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작됐음을 재차 강조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사를 받고 공개됐으며,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심리한 법원에서도 공익 목적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월급 받고 아파트 전세로 살고 있는데 내가 영리적인 목적으로 이걸 만들었겠나. 그랬다면 다른 걸 만들었을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조 PD는 경찰이 JMS를 비호하고 있다는 정황을 발견했다며 관련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JMS 신도이자 경찰인 사람들의 모임을 사사부라고 부른다”며 “올해 초에 JMS를 탈퇴한 한 명의 스파이가 외장하드 하나하고 함께 저희(제작진)에게 사사부 리스트를 전달해줬다”고 했다.
이어 “그분이 아주 충격적인 얘기를 하나 해줬다. 피해 여성 메이플의 고소 6개월 전에 이미 똑같이 정명석을 고소했던 미국인 여성 신도 1명이 있었다”면서 “그 여성이 고소를 했을 때 고소의 사실을 JMS가 어떻게 알고, 그리고 그 여자가 협박을 받고, 집에 신도들이 찾아오고, 보니까 고소를 취하한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초경찰서 지능범죄팀장으로 있었던 JMS명으로는 주수호(주를 수호한다는 뜻)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며 “그 사람이 정명석 사건에 대한 대응법, 메이플 사건에 대한 대응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문서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증거인멸에 가담을 한 사실이 판결문에도 드러나 있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이번에 받았던 사진 중에 하나가 아주 재미난 무간도와 거의 비슷한 사진 하나가 있다”며 “한가운데 정명석이 앉아 있고, 무릎을 꿇은, 정복을 입은 경찰들이 쭉 앉아 있는 사진이 있다. 나중에 공개가 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2023년 3월 공개된 ‘나는 신이다’는 대한민국 현대사 속 ‘메시아’들과 이들 뒤에 숨은 사건과 사람을 추적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JMS, 신의 신부들’,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 ‘만민의 신이 된 남자’ 등 8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공개 직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조 PD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서도 “마포경찰서는 JMS 사건을 조명한 PD인 저를 성범죄자로, ‘나는 신이다’는 음란물로 낙인찍었다”며 “이 주장대로라면, 정부가 음란물에 대통령상을 표창했다는 뜻이 되며, 대한민국 검찰과 법원이 음란물을 증거로 활용하고 공개를 허락했다는 뜻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며 “머지않아 과연 누가 무엇을 감추고 싶었는지, 이 사회가 모두 목격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사이비 종교가 아닌 공익을 위한 정의 실현에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