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장 "코로나19 엔데믹화 되는 과정… 현행 의료체계로 관리 가능"

"8월 말까지 유행…거리두기 하며 대응할 수준 아냐"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유행이 이달 말까지 이어지다가 이후에는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위기 단계 상향 없이 현행 의료체계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제는 26일 약 18만명분을 계획보다 빨리 도입하기로 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1일 코로나19 대책반 브리핑에서 “현재 유행 상황은 2020년부터 2022년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닌 코로나19가 엔데믹화되는 과정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며 “다시 거리두기를 하거나 위기 단계를 올리면서 대응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고 현행 의료체계내에서 관리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2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여름철 코로나19 유행 분석 및 정부 대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질병청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 표본 감시 결과, 코로나19 입원환자는 7월 셋째주 226명에서 이달 둘째주 1366명으로 늘었다.

 

질병청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유행 추세를 고려했을 때 이달말까지 예년 정점 수준(지난해 8월 둘째주 신규 확진 34만9000명)과 비슷한 규모로 환자가 증가했다가 이후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유행은 지난 겨울 코로나19가 많이 유행하지 않은 상황에 예방접종률(65세 이상 41.3%)이 낮았고, 새로 출현한 변이인 KP.3의 점유율이 지속해서 늘어난 점, 폭염에 따른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실내 환기 부족, 휴가철 이동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달 둘째주 기준 국내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세부계통 점유율을 보면 KP.3가 56.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질병청은 KP.3의 면역 회피 능력이 소폭 강해졌지만 감염 시 중증도가 늘었다는 보고는 세계적으로 없다고 설명했다. 치명률은 계절독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지난 4년간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1%이고, 특히 오미크론 변이 이후인 지난해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더 낮다. 60세 이하에서는 치명률(0.02% 이하)이 더 낮은데, 80세 이상 0.73% 등 60세 이상에서는 나이에 따라 치명률이 높아 고연령층에 대한 집중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 앞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질병청은 감염 취약시설 관리 및 의료 대응 강화, 코로나19 감염예방 수칙 마련, 코로나19 치료제·진단키트 수급, 2024∼2025절기 예방접종 등을 통해 유행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 청장은 “치료제가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6만명분 도입됐고, 다음 주 월요일(26일) 17만7000명분의 치료제가 예정보다 더 많이, 더 빨리 도입되기 때문에 예상보다 빨리 치료제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치료제와 진단키트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최근 유행 변이에 효과적인 코로나19 JN.1 백신을 도입해 10월부터 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행 중인 KP.3 변이가 또 다른 변이인 JN.1과 주요 유전적 차이를 보이지않아 JN.1 백신이 KP.3에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질병청은 예상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및 기침 예절 준수, 실내환기 등 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