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실업급여 적용, 노인일자리 예외를”

고용정보원, 수급 연령 쟁점 분석
“노인일자리 포함 땐 신청자 급증”
“현행법 개정에 신중해야” 지적

만 65세 이후 신규 취업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적용토록 하는 법 개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개정을 하더라도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은 예외로 둬야 한다고 짚었다.

현행 고용보험법에 따르면 만 65세 이후 신규 취업자는 실업급여 적용 대상이 아니다. 65세 이전에 입사해 65세가 지나 퇴사하면 받을 수 있으나 65세에 새롭게 취업한 경우는 적용받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21일 노동계에 따르면 실업급여 연령 제한은 연령 차별이라는 지적에 더해 일하는 고령자가 많아지면서 수급 나이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21대 국회 때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등 다수 의원이 관련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맞서 65세부터 공적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복 지원이라는 반박도 공존한다. 고용노동부 측은 “실업급여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며, 연금 개시 연령 및 법정 정년 등 연관된 다른 제도가 바뀔 시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게재한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의 실업급여 적용에 따른 쟁점과 과제’ 보고서는 일본 등 해외 사례와 65세 이상 수급 연령을 올릴 시 나타날 쟁점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제도를 개편했을 때 65세 이상 고령자 신규 채용 기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 중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인원은 2022년 기준 19만3000명으로 추산됐다.

실업급여의 취지도 고려할 부분이다. 연구를 맡은 지은정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실업급여는 재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에게 적용할 경우 몇 세까지 근로능력이 있다고 봐야 할지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령을 확대 적용할 때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 위원은 “올해 노인일자리 사업 목표량 103만개 가운데 봉사로 규정된 공익활동(65만4000개)을 제외한 사업 37만6000개 모두 실업급여 적용 대상이 되면, 실업급여 신청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소지가 크다”며 “고용보험법을 개정하더라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 적용은 유예하거나 제외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