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기술로 옥죄고 중국이 각종 분야 독자개발에 나서면서 기술적으로는 양국 간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일어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산업의 완전한 디커플링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경제 전문 컨설팅업체 가베칼 드래거노믹스 창립자인 아서 크뢰버는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이 변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일부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옮기기 시작했지만, 부품은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된다”며 중국은 앞으로도 선진국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제조업 무역에서 매우 강력한 입지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선진국을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분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중국을 대체할 나라(next China)는 없을 것”이라며 대체 후보로 꼽히는 인도와 베트남에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노동력이 많지만 중국만큼 교육 수준이 높지 않고 여성 노동 참여율이 매우 낮다는 문제가 있고, 베트남은 공산당 정부가 성장 중심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만큼 큰 시장 규모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출 기업들이 탈중국을 고민하는 상황에서도 애플 최대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경우 아이폰16 출시를 앞두고 중국 공장에서 최근 2주 동안 직원 최소 5만명을 새로 뽑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폭스콘 정저우 공장 인력 중개업체 관계자는 아이폰16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 폭스콘 생산라인 노동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용된 직원 시급은 25위안(약 4750원)까지 올랐으며, 3개월간 일하면 7500위안(143만원)의 보너스를 받게 된다. 인력 부족이 계속되면 보너스가 8000위안(152만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매체들은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벗어나 인도 내 생산량을 늘려온 애플의 공급업체 전략이 다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인도 내 생산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자 애플이 생산 공정 일부를 다시 중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신화통신 산하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공장에서 아이폰15 조립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반품돼 유럽과 중국 시장으로 수출될 때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공급망 재편을 위해 중국을 직접 방문했고, 이후 비야디(BYD) 등이 아이폰16 공급망에 새로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