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가 2022년 지방선거 후보 당시 공약한 제주칼(KAL)호텔 공공 매입을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추진한다.
22일 JDC에 따르면 제주시 원도심에 들어서는 ‘글로벌교류허브 조성사업’ 대상지로 원도심 11개 후보지 가운데 매각 의향이 있는 제주칼호텔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진행한다. 용역비는 3억원이다.
글로벌교류허브는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포함된 신규 사업이다. 원도심 활성화와 국제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총사업비 309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개발부지에는 JDC 본사 이전을 포함해 국제업무시설, 국제문화시설, 복합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상업과 문화는 물론 행정기능까지 집적화 된 공간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JDC는 연초부터 11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최적의 장소를 물색해 왔다. 원도심을 최우선에 두고 토지주들과 접촉했지만 대규모 부지 확보를 위한 개별 동의를 받는데 애를 먹었다.
이 과정에서 대지면적만 1만2298㎡에 달하는 칼호텔 단일부지가 유력 후보지로 급부상했다. 부동산을 소유한 ㈜칼호텔네트워크도 매각 의사를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1974년 준공된 칼호텔은 지하 2층, 지상 18층, 연면적 3만8661㎡ 규모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코로나19 사태로 적자가 심화되자 2022년 4월부터 호텔 영업을 중단했다.
모기업인 한진그룹은 이후 유형자산 처분을 결정했다. 이에 제주드림피에프브이(PFV)와 950억원 규모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PF 대출사태로 1년 만에 계약이 파기됐다.
칼호텔 부지와 건물의 평가액은 2022년 기준 687억원 상당이다. JDC는 이번 용역을 통해 건물의 안전성과 설비 전반을 확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잔존연한을 도출하기로 했다.
용역 결과에 따라 리모델링이나 건물 해체 후 신축 등의 방향이 정해진다. 글로벌교류허브 추진에 따른 운영방안과 재원조달, 투자비 전망을 거쳐 사업타당성을 최종 판단한다.
연말 용역 결과가 나오면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매입 협상이 이뤄진다.
JDC 관계자는 “제주칼호텔을 후보지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11개 후보지 중 매각 의향이 있는 제주칼호텔을 포함해 타당성 분석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가 나오면 후보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제주칼호텔 공공 매입은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가 공언한 사항이다. 오 지사는 당시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48년 역사의 제주칼호텔을 공공 매입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와 맞물려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찾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제주칼호텔은 제주시 원도심에서 가장 높은 랜드마크”라며 “제주관광의 반세기 역사와 함께 해온 상징성을 갖고 있다. 도민들에게도 의미가 큰 현대 건물인 만큼 제주도 차원에서 공공 매입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칼호텔 매입을 위해 제주도와 공기업, 도민 참여 등 가능한 방식을 종합적으로 검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추진하겠다”며 “한진그룹과 협상에 나서 새로운 도민 랜드마크로 만드는 지혜를 모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제주도 지방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가 매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