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냄새 난다"는 민원 있었다…방 바꾼 뒤 빈 810호서 화재 발생

화재 앞서 투숙객 객실 변경 요청…오늘 오전 11시 합동감식
호텔 2003년 준공,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아냐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 호텔 8층 객실. 부천소방서 제공

경기 부천 도심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소방당국이 합동감식에 나선다.

 

23일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오전 11시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한다.

 

이날 합동감식팀은 최초 발화 장소로 지목됐던 810호 객실 내부 조사를 통해 원인 조사에 나서는 한편, 추가 인명피해는 없는지 정밀 수색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오후 7시39분쯤 부천 원미구 중동 지상 9층짜리 호텔 8층에서 발생했다. 화재 전 한 투숙객이 810호에 짐을 풀었다가 “방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며 호텔 관계자에게 “객실을 바꿔달라”는 요청을 했고, 화재 당시 해당 객실에는 투숙객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 한 투숙객이 타는 냄새가 난다며 방을 교체했다”며 “정확한 시간은 아직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이 객실 내 어디에서, 어떻게 났는지는 확인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호텔 관계자에게 최초로 연기가 난다는 제보를 한 투숙객은 이번 화재현장을 벗어나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정도의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대원들이 부천 모텔 화재현장으로 투입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번 화재로 인해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20대 남녀 2명, 30대 남성 2명, 40대 여성 1명, 50대 남성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망자 중 남녀 2명의 경우 화재 발생 뒤 투숙객 대피를 위해 소방대원이 건물 밖에 설치해 놓은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9분 뒤 만에 인접한 소방서 5~6곳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소방 경보령을 발령하는 등 대응에 나선 뒤 2시간 47분 후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2003년에 준공된 이 호텔은 당시 관련 법상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던 터에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