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없는데 간호사마저 떠나나…보건의료노조 파업 투표 결과는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찬반 투표가 23일 종료된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떠난 상태에서 보건의료노조 파업까지 현실화하면 의료 공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한 보건의료노조 소속 62개 지부(공공·민간병원 각 31곳) 조합원 2만9519명을 대상으로 19일부터 시작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는 23일 종료된다. 노조는 병원 측에 △총액 대비 6.4% 임금인상 △진료 정상화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불법 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2024년 임단협 교섭과 관련 특성교섭과 현장교섭이 결렬되자 13일 6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조정절차는 15일간 진행된다. 노사 합의가 불발될 경우, 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보건의료노조는 28일 전야제를 갖고 29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병원을 대거 떠난 후 병원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어 노사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건의료노조에 속한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 60여 직종(전체 조합원 약 8만2000명)이 파업에 들어간다면, 의료 현장에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보건의료노조는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을 메워온 병원 노동자들이, 이제는 임금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등 수련병원 중 비상경영체계를 선포한 병원이 75%에 달한다”며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 의사들의 무책임한 사직으로 빚어진 일인데 2024년 현장교섭은 파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급휴가, 연차휴가 강제, 임금 체불, 그리고 쏟아지는 업무를 견디면서 의료 공백을 메워왔더니 이제 와서 또 우리에게 희생하라고 한다. 의료 공백 사태를 메우고 있는 우리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정당한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