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韓 방산업체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가 생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 질롱 공장 완공
하반기 AS9 자주포, AS10 탄약운반차 양산
레드백 궤도형 장갑차는 2026년 양산 목표
공장 가동땐 韓·호주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호주 거점으로 美·英·加 등 시장 진출 박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질롱에 자주포와 장갑차를 생산할 공장(H-ACE)을 완공했다고 23일 밝혔다. H-ACE는 한국 방산업체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 설립 사례다.

 

한화에어로스페이는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서 한국 및 호주 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H-ACE 개소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 사이먼 스튜어트 호주 육군 참모총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질롱에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를 생산할 공장(H-ACE) 을 완공했다고 23일 밝혔다. 개소식에 참석한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왼쪽 세 번째),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가운데), 사이먼 스튜어트 호주 육군 참모총장(왼쪽 첫 번째),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오른쪽 두번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H-ACE에서 AS9 자주포와 AS10 탄약운반차의 양산을 시작한다. AS9와 AS10은 K9, K10의 호주 개조 모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AS9와 AS10 각각 30문, 15대를 호주 육군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129대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레드백 궤도형 장갑차는 2026년 상반기 시제품 납품 뒤 양산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약 15만㎡ 규모 부지에 세워진 H-ACE는 본관, 생산동, 조립장, 주행시험장, 사격장 등 총 11개 시설로 구성됐다. H-ACE가 위치한 질롱시는 호주 빅토리아주 주도인 멜버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 아발론 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접근성이 좋아 물류 운영과 인력 채용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입지적 장점이 있다.

 

질롱시는 과거 GM, 포드 등 대형 자동차 공장이 밀집해 있던 지역이다. 호주 정부는 H-ACE 설립으로 현지에 수백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재창출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9자주포와 레드백 수주를 계기로 설립된 H-ACE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 경남 창원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남 지역 협력업체가 향후 엔진, 변속기, 구동장치 등 주요 부품을 H-ACE에 납품할 예정이라서다. 호주 시장의 성공적인 진출로 루마니아 등 주요 전략 지역의 추가 수주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추가 납품 가능성도 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공장 완공을 통해 미국 호주 영국 안보협의체(AUKUS) 및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정보동맹)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지정학 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방산 제품 수요가 늘면서 H-ACE를 향후 호주뿐 아니라 주요 동맹국의 생산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호주 생산기지의 본격적인 가동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한국 및 호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