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사과하라” 野 “일본 정부 대변인이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을 하루 앞둔 23일 여야는 서로를 향한 비난전을 펼쳤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야당이 ‘괴담 선동 정치’를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정부 대변인이냐”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날 민주당의 가짜뉴스 선전·선동 문구를 찾아봤더니 임종성 전 의원은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 없다’, 이재명 대표는 ‘핵폐수라고 부르겠다. 우물에 독극물을 넣어도 안전하다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했다”며 “과연 우리 바다가 핵폐수가 되었나, 독극물이 가득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말에는 무게가 있고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서범수 사무총장, 김 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뉴스1

같은 당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우리 국민 누구도 원치 않는,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었다”면서도 “민주당의 몰염치한 선동 정치는 더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괴담으로 고통받고 손해를 입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배 원내수석은 “오염수와 관련해 민주당이 유포한 정체불명 괴담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에서 투입한 혈세만 약 1조5000억원이 넘었다”며 “지난해 오염수 피해를 막겠다면서 후쿠시마 4법 처리를 공언하더니,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후 22대에서는 재발의하지도 않았다. 스스로 떴다방 정치, 선동 정치, 괴담 정치를 인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1년 동안 국내 해협, 공해 등에서 시료를 채취해 4만9600여 건의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안전 기준을 벗어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핵폐기물’, ‘제2의 태평양 전쟁’ 등 야당의 황당한 괴담 선동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았어도 될 예산 1조6000억원이 이 과정에서 투입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우병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이어 후쿠시마까지 국민을 분열시키는 괴담 선동을 이제 그만두겠다고 약속하고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를 일축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향해 “작년 10월 이후 방사능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추궁하기는커녕 아예 일본 정부 대변인으로 나서다니, 명색이 한국 여당 대표로서 창피하지도 않는가”라며 “친일 매국 대변으로 대통령 신임을 회복하기로 작정한 것인가”라고 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최고위원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유입되는 데에는 4~5년에서 10년이 걸린다고 한다”며 “1년이 지났는데 아무 일 없지 않냐고 들이대는 것은 무지와 경망의 비논리”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 한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즈음과 이후 민주당이 했던 발언 중 하나라도 실현됐다면 지금 우리 바다는 오염돼 있어야 하고 수산업은 황폐화, 우리 국민 건강은 위협받고 있어야 한다”며 “실현된 게 하나도 없는 괴담 때문에 우리 수산업과 어민이 피해를 봤고 큰 재정이 투입됐다”고 민주당을 향해 공세 수위를 높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