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2’ 윤여정 “일본어 연기 죽을 맛, 난 시즌3 빠지겠다”

배우 윤여정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애플 TV+ 드라마 ‘파친코’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배우 윤여정(77)이 새 작품 ‘파친코’의 역사적 의미를 높이 사면서도 일본어 연기가 어려워 자신은 새 시즌에서 빠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23일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애플 TV+ 드라마 ‘파친코’ 시즌2 프레스 컨퍼런스에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정은채, 김성규 등 출연배우들이 참석했다.

 

주인공 ‘선자’의 노년 시절을 연기한 윤여정은 “우리가 역사 시간에 배운 것 이외의 것들을 배웠다”고 작품의 의미를 높이 샀다.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해방 전후 한반도를 떠나 일본과 미국에 정착한 한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자신의 배역에 대해 윤여정은 “저한테 역할이 왔고 그걸 충실히 하려고 했다. 이 여자는 못 배우고 가난했던 여자지만 천박하지 않게 살아가려 했고 정신이 우선인 여자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시즌1은 선자가 일본으로 이주해 두 아들을 낳고 조선인을 향한 여러 박해를 경험하며 정착하는 과정을 다뤘고, 시즌2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선자가 겪게 되는 일들을 다룬다.


윤여정은 선자의 아들 모자수 역할로 출연한 재일교포 3세 배우 소지 아라이(한국명 박소희)에게 교포로서의 삶이 어땠는지 배웠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고 했다.

 

“자이니치(在日·일본에서 재일 한국인을 부르는 표현)의 삶에 관해서 물어봤죠.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감사하면서도 그들의 삶을 우리가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의미 있는 작품이었지만 그는 외국어로 연기하는 것의 어려움을 통감했다. 윤여정은 또 “감정을 표현하려면 뜻을 이해해야 하는데, 구구단을 외우듯이 그냥 외워서 연기했다”며 “너무 끔찍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손자 솔로몬 역할의 진하는 일본어를 못하는데도 일본어 대사를 다 해냈다”며 “그래선지 나한테도 시즌2에서 일본어 대사를 많이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걔(진하)랑 다르게 나는 늙은 사람”이라며 “지금 걸어 다니는 것도 용한 거고, 내 친구들은 다 집에 누워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시즌3에도 일본어 대사가 많으면 나는 안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긴 ‘니가 누군지 잊지 마라’는 대사에 대해 “파급력까지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 그 대사가 좋았다면 작가가 글을 잘 쓴 것일 것. 의미깊은 대사가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