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산시의회 ‘회비’ 사용처 논란에...前 시의장 “선거판에 사용된 적 없어”

“식사하고 난 뒤 비용 처리위해 모은 것…‘회비’ 아니다”
“직접 통장 1개 확인한 결과 선거판에 사용된 적 없다”

국민의힘 경북 경산시 지방의원 등이 2022년 7월부터 2년 동안 모은 월회비가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선거자금으로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박순득 전 경산시의장은 “선거판에 사용된 적 없다”며 반박했다.

 

23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9대 경북 경산시의회가 개원한 2022년 7월부터 기초의원은 10만원, 광역의원은 20만원, 시의회 의장 등은 30만원~50만원씩의 달마다 일정 액수를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산시의회 전경. 경산시의회

이 돈은 경산시의원 A씨 명의로 개설한 통장에 입금됐다. 이를 관리하던 A시의원이 병원 치료를 위해 입원한 후에는 B시의원이 맡아왔다.

 

이후 경산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국민의힘 시의원들 간에 갈등이 빚어지면서 돈의 사용처에 대한 잡음이 발생했다. 일부 시의원들이 돈의 규모와 사용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다.

 

박 전 시의장은 이와 관련해 “왜 언론에서 ‘월회비’라고 지칭되는지 모르겠다. 그냥 시·도의원들이 모였을 때 식사하고 난 뒤 비용을 매번 나누기 불편해서 비례대표 한 분에게 통장을 주고 관리를 맡긴 것”이라며 “운영비나 회비라고 칭하는 것은 회칙을 정해놓고 그곳을 운영하기 위한 비용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원래 돈을 관리하던 (A시의원)의원이 현재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논란을 제기한) 의원들이나 기자들이 병원에서 암 투병을 하고 있는 분께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하고 있다. 사람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서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에 비용을 모을 때 사용처에 대해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알지도 말자'고 얘기했다”며 “하지만 이제 와서 이를 두고 문제를 삼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그 기간이 1년이 지났든 6개월이 지났든 연말에 보고하면 될 내용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부터 내역을 보자고 했으면 쓸 때마다 영수증을 첨부하고 챙겼을 것”이라며 “이제 와서 이렇게 논란을 제기하는 저의가 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인 금액의 사용처와 관련해선 “돈을 모은 통장은 1개이고 이를 확인했다”며 “직접 통장 내역을 확인한 결과 선거판에 사용된 적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