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이었다”…펜션에 걸린 ‘공산당’ 현수막 [금주의 ‘눈살’]

단체여행 떠난 계모임서 설치
간첩 신고 받은 경찰·국정원 출동

안보 불감증을 탓해야 하나. ‘공산당 현수막’을 재미삼아 걸었다는 뉴스를 접한 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시도 때도 없이 오물풍선을 날려보내는 마당에 공산당 표현이 들어가 있는 플래카드를 걸어 국정원, 경찰 등 공권력이 헛수고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현수막을 보고 경찰 등에 신고를 한 시민들이 있다는 건 여전히 우리 사회에 ‘공산당’ ‘간첩’에 대한 안보 의식이 살아 있다는걸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체 여행을 떠난 계모임이 장난삼아 ‘공산당 수련회’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간첩 의심 신고를 받은 경찰이 내사를 벌이는 촌극이 벌어졌다.

 

전남지역 계 모임 회원들이 펜션에 설치한 ‘공산당’ 현수막.

24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공산당 현수막을 내건 일행의 대공 혐의점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신고가 최근 접수됐다.

 

지난 4일 전남 광양의 한 펜션에 ‘제1회 대한민국 공산당 한가족 하계수련회’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설치됐다는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면서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이를 본 시민 일부가 경찰청 범죄신고 전화 112와 경찰청 간첩신고 전화 113 등에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첩신고가 잇따르자 국가정보원 요원들도 펜션에 방문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했다.

 

이 현수막은 전남지역 계 모임 회원과 그 가족 등 20여 명이 여름 휴가차 2박 3일간 이 펜션에서 지내면서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찰에 “웃자는 취지로 장난삼아 그랬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수막을 내건 일행들의 신상을 파악하고, 대공 혐의점 등에 대해서도 내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사건을 공식 수사로 전환하지 않고 종결할 방침이다.